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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공개)/장자 내편(莊子內篇)

장자이야기 내편(內篇) 6-5.대종사(大宗師):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다.(死生 命也)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7. 3.










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6-5.대종사(大宗師)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다.(死生 命也)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4.『장자산책』, 이아무개, 삼인)





죽고 사는 것은 운명(命)이다. (死生 命也)

밤과 낮이 항상 교차하는 것은 하늘(天)이 하는 일이다. (其有夜旦之常 天也)

사람이 관여할 수가 없으니 (人之有所不得與)

이것이 '만물의 실정(情)'이다.(皆物之情也)

저 사람들은 특별히 하늘을 아버지로 여겨(彼特以天爲父)

자기 몸을 바쳐 사랑하는데, (而身猶愛之)

하물며 '하늘보다 더 뛰어난 것(道, 自然)'을 사랑하지 않으랴? (而況其卓乎)

사람들은 특별히 임금을 자기보다 더 낫다고 여겨 (人特以有君爲愈乎而)

자기 몸을 바쳐 죽기까지 하는데, (而身猶死之)

하물며 '임금보다 더 참된 사람(眞人)'에게야 어떻게 하겠느냐?(而況其眞乎)



샘물이 마르면 물고기들이 마른 땅 위로 모여 (泉涸 漁相與處於陸) 

서로 물기를 뿜어주고 물거품으로 적셔준다. (上呴以濕 相濡以沫)

그러나 강과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사느니만 못하다.(不如上忘於江湖)

요(堯)임금을 찬양하고 걸(桀)임금을 헐뜯는 것은 (與其譽堯而非桀也)

차라리 둘 다 잊고 道와 하나 되느니만 못하다.(不如兩亡而化其道)



대지(大塊)는 나에게 몸뚱이를 주어 지니게 하고 (夫大塊載我以形)

삶을 주어 수고롭게 하고 (勞我以生)

늙음을 주어 편안하게 하고(佚我以老)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息我以死)

그러므로 나의 삶을 좋다고 하는 것처럼(故善吾生者)

나의 죽음도 좋다고 한다.(乃所以善吾死也)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낮과 밤이 교차하고, 사계절이 순환하는 것처럼

'자연의 생명현상' 이니, 사람이 관여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늘이 준 수명을 건강하게 다 살 수 있도록 양생(養生)에 힘써야 하지만,

  '인명재천(人命在天)'이니,

결국 사람의 목숨은 '하늘이 하는 일(自然)'에 달린 것이다.


그런 만물의 실정을 모르고 욕심을 내어

나는 낮이 좋고 밤은 싫다고 하고, 삶이 좋고 죽음은 싫다고 한다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래서 眞人은 '나의 삶이 좋은 것처럼, 나의 죽음도 좋다'고 한다.


낮의 태양이 아름다운 것처럼,

밤의 달빛과 별빛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 유명한 '천학지어(泉涸之魚)'다.


샘이 마르면, 물고기들이 흰 배를 드러내고 누워서 팔딱거리며 물을 찾는다.

입으로 물을 머금어 서로에게 뿌려주며 몸이 마르는 것을 애써 막아보려고 한다. 

죽음 앞에서 서로를 돕는 것이다.


감동적인 모습이지만,

그러나 깊고 푸른 강과 호수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서로를 잊고 사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삶이다.



사람들도 재앙을 당하면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함께 살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운 선행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처음부터 재앙을 피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다.


저 '이름 지을 수 없는 道', '스스로 그러한(自然) 道',

무위자연의 道에 따라  

생명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서로를 잊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삶이다.     




※세상 사람들은 요(堯)임금을 훌륭한 임금이라고 칭송하고

걸(桀)임금을 폭군이라고 비난하지만, 

두 임금 다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쥔 '세속의 권력자'라는 점에서는  같다.


 한 임금이 다른 임금보다 조금 더 나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최선(最善)이 아니라 차악(次惡)일 뿐이다.


그들에게 내 삶을 의지할 수는 없다.


차라리 두 임금을 다 잊고, 

저 '이름 지을 수 없는 道', '스스로 그러한(自然) 道',

 '무위자연의 道'와 하나되어,

자유롭게 욕심없이 사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