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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공개)/장자 내편(莊子內篇)

장자이야기 내편(內篇) 6-4.대종사(大宗師):옛날의 진인(眞人)은 그 모습이 우뚝하여 무너지지 않고(古之眞人 其狀義)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7. 1.








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6-4.대종사(大宗師)

:옛날의 진인(眞人)은 그 모습이 우뚝하여 무너지지 않고(古之眞人 其狀義)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4.『장자산책』, 이아무개, 삼인)




옛날의 진인은(古之眞人)

그 모습이 우뚝하여 무너지지 않고 (其狀義而不朋)

모자란 듯 하지만 남에게 받지 않았다. (若不足吏不承)

한가로이 홀로 있으면서 완고하지 않고 (與乎其觚而不見也)

크고 넓고 텅 비어 있지만 꾸미지 않았다.(張乎其虛而不華也)

밝고 환해서 기쁜 것 같고 (邴邴乎其似喜乎)

일이 닥치면 마지못해서 했다. (崔乎其不得已乎)

德이 몸에 가득하니 얼굴빛이 빛나고 (滀乎進我色也)

조용하게 자신의 德에 머물렀다. (與乎止我德也)

너그러워서 세속과 함께 하는 것 같고 (厲乎其似世也乎)

초연하여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謷乎其未可制也)

언제나 문을 닫고 있기를 좋아하는 듯 하고 (連乎其似乎閉也)

무심하게 말을 잊고 살았다.(悗乎忘其言也)



 형(刑, 법도)을 몸으로 삼고 (以刑爲體)

예(禮)를 날개로 삼고 (以禮爲翼)

지혜(知)로 때에 알맞게 하고 (以知爲時)

德으로 자연을 따랐다.(以德爲循)

형(刑, 법도)을 몸으로 삼는다는 것은 (以刑爲體者)

살생을 할 때 너그럽게 하는 것이요,(綽乎其殺也)

예(禮)를 날개로 삼는다는 것은 (以禮爲翼者)

세상에 널리 통용되게 한 것이요,(所以行於世也)

지혜(知)로 때에 알맞게 한다는 것은 (以知爲時者)

부득이하게 일하는 것이요,(不得已於事也)

德으로 자연을 따른다는 것은 (以德爲循者)

'발 있는 사람과 함께 언덕에 올랐다'고 하는 것이니, (言其與有足者至御丘也)

세상 사람들은 그를 보고 '부지런하다(勤行者)'고 말한다.(而人眞以爲勤行者也)


 

그러므로 (眞人에게는) 좋아하는 것도 하나요, (故其好之也一)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나다.(其弗好之也一)

하나인 것도 하나지만, (其一也一)

하나가 아닌 것도 하나다.(其弗一也一)

하나로 하늘과 한 무리가 되고,(其一與天爲徒)

하나가 아닌 것으로 사람과 한 무리가 된다.(其不一與人爲徒)

하늘과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으니, (天與人不相勝也)

이런 사람을 '진인(眞人)'이라고 한다. (是之謂眞人)




※옛날에 살았던 眞人은.. 그 모습이 곧고 의로워서 우뚝해 보이지만

그 때문에 위험에 빠지지 않았다.


그는 한가로이 홀로 있기를 좋아하고 남과 짝하지 않아서

모가 난 듯도 하지만, 자기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넓고 커서 텅 비어 있는 듯 하고, 

소박하고 조촐해서 자신을 꾸미지 않았다.


그 밝고 환한 모습이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듯 했다.


眞人은 일할 때..  '일 없는 사람' 같아서 

욕심내지 않고 무심하게 일했다.




※ 옛날에 살았던 眞人은.. 그 마음이 넓고 자유로워서 

세상 밖에서 노닐며

세상 어디에도 매이지 않았지만, (초연했지만)


한편으로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세상의 법도(刑,형벌), 예의(禮), 세상의 지혜(知)와 덕(德)을 존중했고,  

너그럽게 대했다. (그는 완고하지 않았다.)

 


다만, 眞人은 살생해야 할 때 (혹은 세속의 형벌을 내려야 할 때) ..

너그러운 마음으로 생명체를 대했으니,

사람이든 짐승이든 초목이든 함부로 죽이지 않고,  

반드시 불가피한 경우에만 그 생명을 빼앗았다.

    

또한 眞人은 세속의 예의(禮)를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화하는 보조수단(날개)으로 삼았다.



 

※眞人은 세상 사람들과 함께 언덕에 오를 때,

그들처럼 자기 발로 걸어서 올라간다.


자신은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그 날개를 접어두고

발 있는 보통 사람들과 함께 걸어서 올라간다.

(신통술을 쓰지 않는다.)



근두운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 것은 손오공이었다.

그의 스승인 삼장법사는 천축까지의 먼 길을 '보통 사람처럼' 말을 타고 갔다.  

   


다만 眞人은 무엇이 다른가?


眞人은 '무심한 마음'으로 언덕을 걸어 오른다.

숨이 저절로 무심히 쉬어지듯,

 그의 발도 저절로 무심히 저 언덕을 오른다.


살아있는 한, 숨이 그치는 일 없듯이

살아있는 한, 그의 발도 멈추는 일 없다.

 


그는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날개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발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 

저 언덕을 오른다.


무심히, 쉬지 않고(不息) 일하는 사람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眞人을 보고.. '참 부지런한 사람(勤行者)'이라고 말한다.




※하늘의 눈으로 보면 세상만물은 모두 '하나(一)'다.


그러나 사람의 눈으로보면 세상만물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하나가 아니다.(弗一)'



그런데 眞人은 '하나(一)'로 하늘과 하나(一)가 되고,

'하나가 아닌 것(弗一)'으로 사람과 하나(一)가 되는사람이다.


왜냐하면 眞人에게는 하나도 하나(一)요,

하나가 아닌 것도 하나(一)이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一)와 하나가 아닌 것(弗一)을 모두 포용하니,

 그에게는 그 둘이 둘이 아니라(不二),

하나(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眞人에게는 하늘(一)과 사람(弗一)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서로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眞人은 한없이 큰 사람(大人)이다.

한없이 커서 마치 '텅 비어 있는(虛, 無)'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