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334 최하림- 가을, 그리고 겨울 가을, 그리고 겨울 최하림 깊은 가을길로 걸어갔다. 피아노 소리 뒤엉킨 예술학교 교정에는 희미한 빛이 남아 있고 언덕과 집들 어둠에 덮여 이상하게 안개비 뿌렸다. 모든 것이 희미하고 아름다웠다. 달리는 시간도 열렸다 닫히는 유리창도 무성하게 돋아난 마른 잡초들은 마을과 더불.. 2015. 10. 27.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라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 2015. 10. 23.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 2015. 10. 21. 만해 한용운- 군말 (루드베키아 꽃말_ 영원한 사랑) 군말 한용운 '님'만이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나니라. 연애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 2015. 10. 16. 이전 1 ··· 74 75 76 77 78 79 80 ···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