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334 신경림- 갈대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 2017. 10. 29. 김형영- 무엇을 보려고 무엇을 보려고 김형영 무엇을 보려고 그대 들에 나갔더냐 바람이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이더냐 사람에 시달리고 문명에 시달린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하늘이더냐 하늘에 못 박힌 어느 별이더냐 집을 버리고 생각을 버리고 그대 무엇을 보려고 들에 나갔더냐 아니면 그대 그대여, .. 2017. 10. 27. 한용운- 님의 침묵(沈默) 님의 침묵(沈默)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 2017. 10. 25. 김용택- 섬진강5 섬진강5 김용택 이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저물 일 하나 없이 팍팍할 때 저무는 강변으로 가 이 세상을 실어오고 실어가는 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 팍팍한 마음 한끝을 저무는 강물에 적셔 풀어 보낼 일이다. 버릴 것 다 버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어둑거리는 강물에 가.. 2017. 10. 23.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