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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334

나희덕- 사라진 손바닥 사라진 손바닥 나희덕 처음엔 흰 연꽃 열어 보이더니 다음엔 빈 손바닥만 푸르게 흔들더니 그다음엔 더운 연밥 한 그릇 들고 서 있더니 이제는 마른 손목마저 꺾인 채 거꾸로 처박히고 말았네 수많은 창(槍)을 가슴에 꽂고 연못은 거대한 폐선처럼 가라앉고 있네 바닥에 처박혀 그는 무엇.. 2017. 10. 4.
류시화- 나무의 시 나무의 시 류시화 나무에 대한 詩를 쓰려면 먼저 눈을 감고 나무가 되어야지 너의 전 생애가 나무처럼 흔들려야지 해질녁 나무의 노래를 나무 위에 날아와 앉는 세상의 모든 새를 너 자신처럼 느껴야지 네가 외로울 때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너의 나무가 서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지 그리.. 2017. 9. 28.
신석정- 들길에 서서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듯 내 머리 우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 2017. 9. 22.
박목월- 나그네 나그네 (부제: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지훈)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원래 이 시의 부제는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지훈'이다. 시인 박목.. 2017.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