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334 오인태- 혼자 먹는 밥 혼자 먹는 밥 오인태 찬밥 한 덩어리도 뻘건 희망 한 조각씩 척척 걸쳐 뜨겁게 나눠먹던 때가 있었다 채 채워지기도 전에 짐짓 부른 체 서로 먼저 숟가락을 양보하며 남의 입에 들어가는 밥에 내 배가 불러지며 힘이 솟던 때가 있었다 밥을 같이 한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것 이제 뿔뿔.. 2018. 3. 2. 이정록- 의자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 2018. 2. 26.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2018. 2. 23. 허윤정- 꽃이여 작은 꽃이여 꽃이여 작은 꽃이여 - 시에게 쓰는 시 허윤정 아무래도 詩라는 것은 키를 낮추는 일이다 몸도 낮추고 울음도 낮추고 바람 앞에 서 보는 일이다 너도 가고 세월도 보내고 별빛 아래 앉은 꽃이여 작은 꽃이여 2018. 2. 21.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