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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공개)/지구에서의 나날들

황인찬- 겨울 메모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21. 1. 12.

 

 

 

 

 

 

 

책상을 가운데 두고 너와 마주 앉아있던

어느 겨울의 기억,

학교의 난방시설이 온통 고장나는 바람에

입을 열면 하얀 김이 허공으로 흩어지던

저녁의 교실,

네가 숨을 쉴 때마다 그것이 퍼져나가는 모양이

믿을 수 없이 예쁘다는 생각,

뭐 보느냐고 네가 묻자

나는 무어라 대답할지를 몰라

'너'라고 대답하고 말았던 그날,

 

 

 

(황인찬, 겨울메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