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하늘꽃별나무바람 2016. 11. 22. 11:26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