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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공개)1005

황동규- 조그만 사랑 노래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 2015. 12. 2.
김용택- 그 여자네 집 그 여자네 집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 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 2015. 11. 30.
김소월-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김소월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에 올라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밤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좀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 2015. 11. 27.
안도현- 연탄 한 장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들선들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 2015.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