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공개)1005 김현승- 플라타너스 플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 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 2017. 4. 19. 작자 미상-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작자 미상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언제나 식기 전에 밥을 먹었다. 얼룩 묻은 옷을 입은 적도 없었고 전화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었고 늦도록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날마다 머리를 빗고 화장을 .. 2017. 4. 17. 에바 토드- 태초에 여자가 있었으니 태초에 여자가 있었으니 에바 토드 첫째날, 내가 추위에 몸을 떨며 캄캄한 암흑 속으로 나아가 잔가지들을 주워 모아 모닥불을 피웠을 때 그분께서 덜덜 떨며 동굴 밖으로 나와 모닥불에 손을 쬐면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있으라' 하셨다. 둘째날, 내가 새벽부터 일어나 강에서 물을 길어.. 2017. 4. 14.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 2017. 4. 12. 이전 1 ··· 209 210 211 212 213 214 215 ··· 2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