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334 서정주- 국화 옆에서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 2018. 10. 2. 이성부- 벼 벼 이성부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와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 2018. 9. 29.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요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요. 마지막 과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요. 지.. 2018. 9. 25. 로버트 프로스트- 안 거둬들인(Unharvested) 안 거둬들인(Unharvested) 로버트 프로스트 박혜영 옮김 담장 너머로 풍겨오는 잘 익은 향기다니던 길 벗어나 무엇인가 가보았더니과연 사과나무 한 그루여름의 짐을 편안히 내려놓고잎사귀 몇 개만 남겨 놓은 채이제 여인의 부채처럼 가볍게 숨쉬고 있었다왜냐하면 인간에게도 충분할만큼.. 2018. 9. 24. 이전 1 ··· 5 6 7 8 9 10 11 ···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