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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장자 내편(莊子內篇)

장자이야기 내편(內篇) 2-4.제물론(齊物論):말이란 그저 숨을 불어내는 소리가 아니다.(夫言非吹也)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7. 3. 30.







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2-4.제물론(齊物論)

:말이란 그저 숨을 불어내는 소리가 아니다.(夫言非吹也)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제물론(齊物論)이란?


'제물(齊物)'은 장자(莊子)가 천지만물(天地萬物)을 바라보는 시선이니,

'만물을 가지런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것은 차별없는 평등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에만 드러나는 '만물의 참 모습(齊物)'이다.


오직 무심(無心)과 무아(無我)의 경지에 설 때..

천지만물과 내가 가지런히 평등함을 알며,

생사(生死)를 초월할 수 있다. 

세상의 온갖 어지러운 시비(是非)들을 '본래의 밝음(明, 天)'에 비춰서 보며,

자연(自然, 道)에 맡긴다.


그럴 때에 천지만물과 모든 시비가 절로 조화롭게, 가지런하게 '하나(一, 道)'가 된다.

그것이 '제물(齊物)'이다.




말(言)이란 그저 숨을 불어내는 소리가 아니다.(夫言非吹也)

말(言)에는 말하고자 하는 뜻이 있다.(言者有言)

만약 말(言)의 뜻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면(其所言者特未定也)

과연 말(言)을 한 것일까?(果有言邪)

아니면 아무 것도 말한 것(言)이 없는 것일까?(其未嘗有言邪)

말(言)이란 어린 새의 지저귐과는 다르다고 한다.(其以爲異於鷇音)

과연 그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亦有辯乎)

아니면 아무런 차이가 없을까?(其無辯乎)



道가 무엇에 가리워지면 참과 거짓이 생기는 것일까?(道惡乎隱而有眞僞)

말(言)이 무엇에 가리워지면 옳고 그름이 생기는 것일까?(言惡乎隱而有是非)

道가 어디론가 사라져서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을까?(道惡乎往而不存)

말(言)이 있지만 옳지 않을  수 있을까?(言惡乎存而不可)

道가 작은 성취에 가리워질 때(道隱於小成)

말(言)이 화려한 말장난에 가리워질 때(言隱於榮華)

유가(儒家)와 묵가(墨家)의 시비가 생겨났다.(故有儒墨之是非)



한 쪽에서 그르다고 하는 것을 다른 쪽에서 옳다고 하고,(以是其所非)

한 쪽에서 옳다고 하는 것을 다른 쪽에서 그르다고 한다.(以非其所是)

만약 그르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주장하고,(欲是其所非) 

옳다고 하는 것을 그르다고 주장한다면(而非其所是)

 이것은 '본래의 밝음(明)'에 비추어 보는 것만 못하다.(則莫若以明)




※ 사람의 말(言)에는 말하고자 하는 '뜻'이 있다.

만약 사람의 말(言)에 말하고자 하는 분명한 뜻, 의미가 없다면

바람이 부는 소리나 어린 새의 지저귐과 다를 게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말(言)의 참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의미를 갖지 못하는 말,

분명한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는 말, 

그런 '말(言)'은 사람 간의 참된 이해와 소통을 해낼 수가 없다.

그렇다면 과연 말(言)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아무 것도 말한(言) 게 없다고 해야 할까?

 



※ 대개 사람이 작은 성취, 사사로운 성공(小成)에 마음을 빼앗기면 

道가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과연 道는 어디로 갔을까?


아니다. 道는 항상 거기에 있다.

道는 천지만물 어디에도 없는 곳이 없다.(無所不在)

다만 사람이 욕망에 눈 멀어 보지 못할 뿐이다.



또한 사람이 작은 성공, 사사로우 성취(小成)에 마음을 빼앗기면

참말을 잃어버리게 된다. 

화려한 언변, 남을 속이는 간사한 말, 궤변을 더 좋아하게 된다.


그런 말(言)은.. 말을 해도 말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말과 말의 분명한 의미가 일치하지 않아서..

참된 이해와 소통을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 사람이 道를 잃어버리고 그 말(言)이 간사해질 때

'네가 옳으냐 내가 옳으냐' 하는 끝없는 시비(是非)가 생겨난다.


장자(莊子)는.. 당시에 성행하던 유가(儒家)와 묵가(墨家) 사이의 논쟁을

'道(自然, 根本)'에서 벗어나

말(言)이 간사해진 탓으로 보고 있다.



장자(莊子)는 말한다.. 끝없는 욕망과 시비(是是非非) 속에서..

한쪽에서 옳다고 하는 것을 다른 쪽에서 그르다고 주장하고,

한쪽에서 그르다고 하는 것을 다른 쪽에서 옳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논쟁(言)을 그치고

근본 '자연(自然, 道, 一)'으로 돌아가서  

 '본래의 밝음(明)'으로 사물을 살피는 것이 더 낫다.


그렇게 '본래의 밝음(明)'으로 말(言)의 참 의미를 알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