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2-3.제물론(齊物論)
:일단 육체를 받아 태어났으면 (一受其成形)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제물론(齊物論)이란?
'제물(齊物)'은 장자(莊子)가 천지만물(天地萬物)을 바라보는 시선이니,
'만물을 가지런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것은 차별없는 평등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에만 드러나는 '만물의 참 모습(齊物)'이다.
오직 무심(無心)과 무아(無我)의 경지에 설 때..
천지만물과 내가 가지런히 평등함을 알며,
생사(生死)를 초월할 수 있다.
세상의 온갖 어지러운 시비(是非)들을 '본래의 밝음(明, 天)'에 비춰서 보며,
자연(自然, 道)에 맡긴다.
그럴 때에 천지만물과 모든 시비가 절로 조화롭게, 가지런하게 '하나(一, 道)'가 된다.
그것이 '제물(齊物)'이다.
한번 갖추어진 몸(成形)을 받아 태어났으면 (一受其成形)
몸을 함부로 손상시키지 않고 (不亡)
자연스럽게 죽게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以待盡)
그러나 바깥의 사물(外物)과 접촉하여(與物)
서로 맞서기도 하고 서로 따르기도 하면서(相刃相靡)
달리는 말처럼 삶을 소진시키며 그칠 줄을 모르니(其行盡如馳 而莫之能止)
슬픈 일이 아닌가?(不亦悲乎)
죽을 때까지 발버둥치지만(終身役役)
공(功)을 이루지 못하고(而不見其成功)
피로에 지쳐 늙어가면서 (苶然疲役)
그 돌아갈 곳을 모른다면 (而不知其所歸)
가엽지 않은가?(可不哀邪)
남들이 그를 보고 죽지 않았다고 한들(人謂之不死)
무슨 보탬이 되랴.(奚益)
몸이 늙어가는데(其形化)
마음까지 함께 늙어간다면(其心與之然)
큰 슬픔이 아닌가?(可不謂大哀乎)
사람의 삶(人生)이란 본래 이토록 어리석은 것인가?(人之生也 固若是芒乎)
나만 홀로 어리석고 (其我獨芒)
남들은 어리석지 않은가?(而人亦有不芒者乎)
사람이 '이미 갖추어진 마음(成心)'을 따라서(夫隨其成心)
스승으로 삼는다면(而師之)
누구에겐들 스승이 없으랴?(誰獨且無師乎)
어찌 꼭 변화의 이치를 깨닫고(奚必知代)
마음으로 스승을 삼은 사람에게만 있겠는가.(而心自取者有之)
어리석은 사람에게도 지니고 있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愚者與有焉)
마음으로 스승을 삼지 않고서(未成乎心)
옳고 그름을 따진다면 (而有是非)
이것은 '오늘 월(越)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이미 도착했다'고 하는 것과 같다.(是今日適越而昔至也)
이것은 '없는 것(無有)을 있다(有)고 하는 것'이다.(是以無有爲有)
없는 것(無有)을 있다(有)고 우긴다면(無有爲有)
비록 신묘한 지혜를 가진 우임금(神禹)이라도 알 수가 없겠거늘(雖有神禹 且不能知)
나라고 유독 어찌 할 수 있겠는가?(我獨且奈何哉)
※ 한번 사람의 몸(成形)을 받아 태어났으면
지나친 욕망이나 행동으로 몸을 해치거나 병들지 않도록 잘 돌봐야 한다.
그렇게 하늘이 준 수명(天壽)을 건강하게 다 살고
마침내 죽을 때가 오면 또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한다.
이것이 '양생(養生)의 道'다.
'몸(成形)'을 가진 사람이면..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자연(自然)의 생명(生命) 현상'이다.
그러나 그 마음까지 늙어서는 안 된다.
마음은 항상 천진(天眞)해야 한다.
사람이 죽어서 그 '돌아갈 곳(自然, 道)'을 안다면..
새삼 늙고 죽는 일에 슬퍼할 게 없다.
그런 사람은 다만 무위(無爲)한 '대자연(自然)의 순환(循環)법칙'에 따를 뿐이다.
다만 무위자연(無爲自然)할 뿐이다.
※사람이 '몸(成形)'을 받아서 태어날 때에.. '마음(成心)'도 함께 받았다.
이것은 누구나 지니고 태어나는 '갖추어진 道의 마음(成心)'이다.
이것은 지혜로운 사람이든, 어리석은 사람이든 차별없이 받은 '마음(成心)'이다.
이 마음(成心)을 스승 삼아.. 이 마음(成心)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 마음(成心)은.. 뒤에 나오는 '하늘의 마음(天, 天心)'이기도 하며,
..'본래의 밝음(明)'이기도 하다.
이 마음(成心)에 비추어 세상의 시비(是非)를 살피지 않는다면..
모든 시시비비(是是非非) 다툼은 다만 제 욕심에 겨워.. 억지와 궤변을 늘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 월(越)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이미 도착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없는 것(無有)을 있다(有)'고 우기며 온갖 언설로 설득하려는 것과 같다.
그대가 그렇게 억지를 부린다면..
아무리 신통한 지혜를 가졌다는 우(禹)임금도 어쩔 수가 없고,
나(莊子) 또한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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