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물의 방(老莊)/도덕경(道德經)

노자이야기- 79장. 큰 원망을 풀어준다 해도(和大怨)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6. 12. 16.




크로서스





노자이야기- 79. 큰 원망을 풀어준다 해도(和大怨)

 

  

  

(출처 및 참고 문헌- 1. 대산 김석진, 수산 신성수, 주역으로 보는 도덕경, 대학서림

2. 이아무개 대담, 정리,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삼인

3. 김학주 옮김, 노자 연암서가)

 

 

 

和大怨 必有餘怨 安可以爲善 是以 聖人 執左契 而不責於人

有德 司契 無德 司徹 天道 無親 常與善人

 

화대원 필유여원 안가이위선 시이 성인 집좌계 이불책어인

유덕 사계 무덕 사철 천도 무친 상여선인

 

    

 

"큰 원망을 풀어준다 해도(和大怨)

반드시 얼마간 남은 원망이 있게 마련이다.(必有餘怨)

어찌 일을 잘 했다고 하겠는가.(安可以爲善)

 

이런 까닭에 聖人은 채권증서를 갖고 있지만(是以 聖人 執左契)

독촉하지 않는다.(而不責於人)

 

德 있는 사람은 돈을 빌려준 징표나 맡고 있고,(有德 司契)

德 없는 사람은 어떻게든 빚을 받아낸다.(無德 司徹)


하늘의 道는 친함이 없어서(天道 無親)

언제나 착한 사람과 함께 한다.(常與善人)"

    




 

 


    


※Tip!- '화대원 필유여원 和大怨 必有餘怨'

 

     

 

"큰 원망을 풀어준다 해도(和大怨)

반드시 얼마간 남은 원망이 있게 마련이다.(必有餘怨)

어찌 일을 잘 했다고 하겠는가.(安可以爲善)"

  



세상살이는.. 작게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원망에서부터

크게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원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다툼과 원망이 생기고,

또 그 다툼과 원망을 풀어가는 '해원(解怨)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和大怨)



 그런데 크고 작은 다툼과 원망을 풀어가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조건'을 붙이게 된다.


종종 이 '조건'은 원망을 풀어주는 것에 대한 '보답'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조건'이 붙어서..

또다시 '새로운 다툼과 원망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必有餘怨)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다툼과 원망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必有餘怨)


 







다툼과 원망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세상살이를 볼 때에 

이미 원망을 맺은 후에 그 원망을 풀어 화해한다고 한들..

어찌 잘 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安可以爲善)



차라리 처음부터 원망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이미 남에게 원망 받을 짓을 해 놓고 나서

그것을 풀어준다고 해도.. 반드시 찌꺼기 원망은 남게 되는 것이니,(必有餘怨)


원수를 사랑하는 것보다

원수를 만들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Tip!- '성인 집좌계 이불책어인 聖人 執左契 而不責於人'


  


"이런 까닭에 聖人은 채권증서를 갖고 있지만(是以 聖人 執左契)

독촉하지 않는다.(而不責於人)"

 


여기서 '집좌계(執左契)'는 '징표, 채권증서, 빚문서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종이문서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옛날에는

돈이나 물건을 빌려주는 계약을 할 때에.. 목편(木片)이나 죽편(竹片)에 글을 쓰고

증인(證印)을 찍은 후, 두 쪽으로 쪼개어 나누어 가졌다.

이것을 '계부(契符)'라고 한다.



이 때 좌측 조각이 '좌계(左契)'로 오늘날의 채권증서, 빚문서라고 한다면

우측 조각은 '우계(右契)'로 채무증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聖人은 채권증서를 잡고 있으면서도

그 문서대로 이행할 것을 남에게 요구하거나 질책하지 않았는다는 것이다.

(聖人 執左契 而不責於人) 




왜 그럴까?


그러한 '조건'이나 '행동'이 다시 다툼과 원망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Tip!- '천도무친 상여선인  天道 無親 常與善人'




"德 있는 사람은 돈을 빌려준 징표나 맡고 있고,(有德 司契)

德 없는 사람은 어떻게든 빚을 받아낸다.(無德 司徹)"



여기서 '사계(司契)'는 '계부(契符)를 맡아두다'는 뜻이니,

채권증서(左契)를 보관하기만 할 뿐, '빚 독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德이 있는 사람은.. 聖人은.. 

빚쟁이 노릇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사철(司徹)'은 '세금 징수를 맡는다'는 뜻이니,

반드시 '빚을 받아낸다'는 것이다.



 원래 '철(司徹)'은 옛날 주(周)나라의 법으로 '세금'..

'십분의 일을 세금으로 거두어 들이는 것'을 의미했다.



德이 없는 사람은.. 채권을 행사하여 세금을 징수하듯..

강제집행을 해서라도 반드시 빚을 받아낸다.  

더 나아가 이자를 요구하고 여러 가지 부당한 조건들을 붙여서 

괴롭히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德이 있는 사람은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무위(無爲)로 베푼다.'



그는 채권증서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 채권을 행사하지 않으니,

사실 그것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다.




德이 있는 사람은 채권증서를 믿지 않고, 상대방의 신의를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갚으라 말라 그런 말이 없다.

상대방이 갚을 수 있으면 갚는 것이고,

갚을 수 있는 사정이 안 되면 갚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는 무위(無爲)로 베풀었기 때문에..

사실 받아낼 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사람은 참으로 착한 사람(善人)이다.




하늘의 道는 사사로움이 없이 때문에(無私)..

어느 한 편을 편들어 친하지 않는다.

언제나 모든 만물을 똑같이 공평하게 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의 道는 (공평무사한) '자연(自然)의 원리로서'..

(오히려) 착한 사람(善人)을 돕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道는 친함이 없어서(天道 無親)

언제나 착한 사람과 함께 한다(常與善人)"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