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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도덕경(道德經)

노자이야기- 78장.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天下 莫柔弱於水)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6. 12. 14.




매자나무






노자이야기- 78.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天下 莫柔弱於水)

    

 

 

(출처 및 참고 문헌- 1. 대산 김석진, 수산 신성수, 주역으로 보는 도덕경, 대학서림

2. 이아무개 대담, 정리,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삼인

3. 김학주 옮김, 노자 연암서가)

 

 

 

天下 莫柔弱於水 以攻堅强者 莫知能勝 以其無以易之也 弱之勝强 柔之勝剛 天下 莫不知

莫能行 是以 聖人 云 受國之垢 是謂社稷主 受國之不祥 是謂天下王 正言 若反

 

천하 막유약어수 이공견강자 막지능승 이기무이이지야 약지승강 유지승강 천하 막부지

막능행 시이 성인 운 수국지구 시위사직주 수국지불상 시위천하왕 정언 약반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天下 莫柔弱於水)

(그러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치는 데는(以攻堅强者)

(물을) 이길 만한 것이 없다.(莫知能勝)

(물은) 쉽게 여기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以其無以易之也)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弱之勝强)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을(柔之勝剛)

천하에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天下 莫不知)

능히 그대로 행하지 않는다.(莫能行)

 

이런 까닭에 聖人이 말하기를,(是以 聖人 云)

나라의 허물(垢, 치욕)을 받아들이는 사람을(受國之垢)

사직의 주인(社稷主)이라 말한다.(是謂社稷主)

나라의 상서롭지 못한 일(不祥, 불행)을 받아들이는 사람을(受國之不祥)

천하의 왕(天下王)이라고 말한다.(是謂天下王)

(이렇듯) 바른 말은 반대되는 듯 하다.(正言 若反)"

 

    


 

    





  ※Tip!- '천하막유약어수 天下 莫柔弱於水'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天下 莫柔弱於水)

(그러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치는 데는(以攻堅强者)

(물을) 이길 만한 것이 없다.(莫知能勝)

(물은) 쉽게 여기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以其無以易之也)"

 





여기서 '역지(易之)'는 두 가지 의미로 풀어볼 수가 있다.



먼저 ① 역(易)을 '쉽다'는 뜻으로 풀어서,

'쉽게 대하다, 가볍고 경솔하게 행동한다'는 의미가 있다.



물은 가장 부드럽고 약한 물질이지만, (莫柔弱於水)

어느 무엇도 쉽고 가볍게 대하지 않는다. (以其無以易之也)



물은 겸손하고 한결같아서.. 

그 흐르는 것이 조금도 쉼이 없고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서

마침내 가장 굳고 강한 것들을 꺾고야 만다.(以攻堅强者 莫知能勝)



작은 물방울들이 견고한 바위를 뚫으며,

산더미 같은 빙산(氷山)을 떠다니게 한다.




  

 

 





② 역(易)을 '바꾸다'는 뜻으로 풀어서

'물의 성질을 을 대신하다' 혹은 '물의 성질을 바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즉, 그 무엇으로 '물의 성질을 대신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以其無以易之也)



물의 성질은 부드럽고 약하다. (莫柔弱於水)

물은 너무나 부드럽고 약해서.. '나(我相)'라는 고정된 모습을 지니지 않는다.



물을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근 모습이 되고,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네모난 모습이 된다.


물에 붉은 물감을 풀으면 붉은 물이 되고,

푸른 물감을 풀으면 푸른 물이 된다.




이렇게 '고정된 제 모습(我相)이 따로 없기 때문에'..

물은 '무아(無我)'이며, '무사(無私)'를 비유하는 물질이 된다.



역설적이게도.. 물의 성질은 철저하게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오히려)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물의 성질을 바꾸거나  변질시킬 수가 없다.


왜냐하면, 변질시킬 수 있는 '그 어떤 대상, 그 어떤 상(我相)'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의 성질처럼.. '무아(無我)'와 '무사(無私)'야말로 참으로 강한 것이다.









※Tip!- '천하 막부지 막능행 天下 莫不知 莫能行'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弱之勝强)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을(柔之勝剛)

천하에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天下 莫不知)

능히 그대로 행하지 않는다.(莫能行)"




세상 사람들은 물과 같이 부드럽고 약하면

강하고 굳센 사람들에게 뒤쳐지는 것으로만 생각하여..

그저 굳세고 강해지려고만 한다.


서로 경쟁하고 서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내어..

스스로 약해지려는 사람이 없다.(莫能行)



그러나 천하의 진정한 '주인(主)'은 .. 

천하의 진정한 '왕(王)'은..

물(水)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Tip!- '수국지구 시위사직주 受國之垢 是謂社稷主'와

'수국지불상 시위천하왕 受國之不祥 是謂天下王'


  

 

"이런 까닭에 聖人이 말하기를,(是以 聖人 云)

나라의 허물(垢, 치욕)을 받아들이는 사람을(受國之垢)

사직의 주인(社稷主)이라 말한다.(是謂社稷主)


(또한) 나라의 상서롭지 못한 일(不祥, 불행)을 받아들이는 사람을(受國之不祥)

천하의 왕(天下王)이라고 말한다.(是謂天下王)

(그러므로) 바른 말은 (마치) 반대되는 듯 하다.(正言 若反)"

  



여기서 '사직(社稷)'에서 '사(社)'는 '나라의 땅의 신(神)'이니, 바로 '지신(地神, 땅신)'을 말한다.

또한 '직(稷)'은 '나라의 곡식의 신(神)'을 말한다.


옛날에 임금은 반드시 '사(社)'와 '직(稷)', 두 신(神)에게 제사를 지내어

나라의 풍요와 평안을 빌었으니, 이것은 제사는 임금의 의무이자 권한였다.


후세에 와서..'사직(社稷)'이라는 말은 '조정이나 나라'를 의미하는 말로 발전했다. 




그러나까 '사직의 주인(社稷主)'..

 즉 '나라의 진정한 주인(社稷主)'이 되려면..



(물처럼) 스스로 천하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와..

나라의 온갖 허물과 치욕(垢)과 불행을(不祥 

자신이 스스로 받아서 감내하며..(受國之垢, 受國之不祥)


(물처럼) 그 상처와 불행을 정화(淨化)하고 치유(治癒)해 내는 사람이야말로..

 


'나라의 참된 주인'이며,(是謂社稷主)

'참되고 고귀한 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是謂天下王)










그러므로 '참되고 고귀한 왕(天下王)'은..

스스로 높은 체하며 고귀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물처럼) 세상의 가장 천한 곳으로 내려와 온갖 허물과 불행을 스스로 감내하니,

    

이것이 진정한 '道를 실천하는 聖人의 모습'이다.




구약의 『이사야서(書)』에서도 '고난받는 종(奴)'이라고 불리우는..

'참되고 고귀한 주인, 왕' 의 모습이 나온다. (발췌문)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우고 피해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

그런데 실상 그는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었구나.

우리는 그가 천벌을 받은 줄로만 알았고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만 여겼다.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 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었구나.


......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 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


그 극심한 고통이 말끔히 가시고

떠오르는 빛을 보리라.

나의 종은 많은 사람의 죄악을 스스로 짊어짐으로써

그들이 떳떳한 시민으로 살게 될 줄 알고

마음 흐뭇해하리라.

나는 그로 하여금 민중을 자기 백성으로 삼고

대중을 전리품처럼 차지하게 하리라.

이는 그가 자기 목숨을 내던져 죽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