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가운데 두고 너와 마주 앉아있던
어느 겨울의 기억,
학교의 난방시설이 온통 고장나는 바람에
입을 열면 하얀 김이 허공으로 흩어지던
저녁의 교실,
네가 숨을 쉴 때마다 그것이 퍼져나가는 모양이
믿을 수 없이 예쁘다는 생각,
뭐 보느냐고 네가 묻자
나는 무어라 대답할지를 몰라
'너'라고 대답하고 말았던 그날,
(황인찬, 겨울메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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