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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공개)/장자 내편(莊子內篇)

장자이야기 내편(內篇) 4-10.인간세(人間世):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구(商丘)에서 노닐다가(南伯子綦遊乎商之丘)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2. 14.








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4-10.인간세(人間世)

:남백자기(南伯子)가 상구(商丘)에서 노닐다가(南伯子遊乎商之丘)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4.『장자 내편(莊子 內篇)』, 이기동, 동인서원)




남백자기(南伯子)가 상구(商丘)에서 노닐다가(南伯子遊乎商之丘)

큰 나무를 보았는데, 보통 나무와는 달랐다.(見大木焉 有異)

말 네 필이 끄는 전차 천 대를 매어 놓아도(結駟千乘)

 그 그늘에 덮여 가리워질 정도로 컸다.(隱將비其所籟)

자기(子綦)가 말했다.(子 曰)

"이것은 무슨 나무일까?(此何木也哉)

틀림없이 훌륭한 재목일거야!"(此必有異材夫)

그가 머리를 들어 잔가지를 올려다보니(仰而視其細枝)

구불구불해서 용마루나 대들보로 쓸 수가 없었다.(則拳曲不可以爲棟梁)

고개를 숙여 굵은 밑둥치를 살펴보니(俯而視其大根)

뒤틀리고 속이 비어 관이나 곽을 만들 수가 없었다.(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

혀로 잎새를 핥아보니(咶其葉)

입안이 부르터 상처가 났다.(則口爛而爲傷)

냄새를 맡아보니(嗅之)

미친듯이 취해서 사흘이 지나도록 깨어나지 않았다.(則使人狂酲 三日而不己)

자기(子綦)가 말했다.(子 曰)

"이 나무는 과연 쓸모없는 나무로구나.(此果不材之木也)

그래서 이처럼 클수가 있었구나.(而至於此其大也)

아아! 신인도 이처럼 쓸모없는 재목이구나!"(嗟乎 神人而此不材)



송(宋)나라에 형지(荊氏)라는 땅이 있는데(宋有荊氏者)

개오동나무와 잣나무와 뽕나무가 잘 자랐다.(宜楸柏桑)

나무 둘레가 한두 줌 이상 되면(其拱把而上者)

원숭이 매어두는 말뚝을 찾는 사람이 와서 베어갔다.(求狙猴之杙者斬之)

나무 둘레가 세 아름 네 아름 정도 자라면(三圍四圍)

높고 큰 집의 대들보 감을 찾는 사람이 와서 베어갔다.(求高名之麗者斬之)

나무 둘레가 일곱 여덟 아름이 되면(七圍八圍)

귀족이나 부호의 집에서 널감으로 베어갔다.(貴人富商之家 求樿傍者斬之)

그러므로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故未終其天年)

중간에 도끼질을 당해 요절한다.(而中道之夭於斧斤)

이것은 쓸모가 있어서 겪는 재앙이다.(此材之患也)



옛날에 봄날 황하에서 액운을 쫒는 제사를 지낼 때에(故解之)

이마가 흰 소와(以牛之白顙者)

콧대가 위로 솟은 돼지와(與豚之亢鼻者)

치질을 앓는 사람은(與人有痔病者)

황하의 신에게 제물로 바치지 않았다.(不可以適河)

이것은 무당이나 축관들이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니,(此皆巫祝以知之矣)

상서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所以爲不祥也)

그러나 신인은 이것을 크게 상서롭다고 생각한다.(此乃神人之所以爲大祥也)




※ 여기서 '남백자기(南伯子)'는 '제물론(齊物論) 편'에서 나온 남곽의 자기(南郭子綦)다.

그는 道를 아는 사람이다.




※'해(解)'는 고대의 해제사(解祭祀)를 말한다.

봄에 황하(黃河)의 神에게 제사를 올려 물이 범람하지 않도록 빌었고,

한 해 동안 재앙을 쫓고 복을 구하였다.

이때 소, 돼지와 함께 사람을 희생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人身供養)의 풍속이 있다.


이마가 흰 소와 들창코 돼지, 치질에 걸린 사람은

무당이나 축관들이 불길하다고 여겨서 희생물로 쓰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생명을 지킬 수가 있었다.


그들의 '쓸모없음(無用)'이 자신들의 생명을 지킨 것이니,

그것이야말로 '큰 쓸모(大用)'다.



그래서 신인(神人)들은 세상 사람들이 '불길하다,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들을  

 '대길하다, 상서롭다, 큰 쓸모가 있다(無用而大用)'고 말한다.


그 추구하는 바가 세상과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인(神人)들은 '소요유(逍遙遊)'편에 나오는 막고야(姑射)산의 신인들처럼..

'영원한 생명의 道'를 얻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참으로 자유자재(自由自在)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상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지 않는다.


오직 자기 내면의 깨달음을 따라(中正)..

하늘이 준 생명을 지키고 키워나가며(養生).. 

 자유(自由)하고 자존(自存)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장자(莊子)는 이들이야말로 ' 참사람'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