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의 방(釋家)/육조단경(六祖壇經)

돈황본(敦煌本) 『육조단경(六祖壇經)』편역 3.게송을 지으라 이르시다(命偈)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9. 3. 18.





돈황본(敦煌本) 『육조단경(六祖壇經)』편역

3.게송을 지으라 이르시다(命偈)

참고도서 - 퇴옹 성철(退翁 性徹) 지음



○ 오조 홍인(弘忍)대사께서 하루는 문인(門人)들을 다 불러오게 하셨다.

문인들이 다 모이자 말씀하셨다. 

"내 너희에게 말하나니, 세상 사람의 나고 죽는 일이 크거늘, (世人 生死事大)  

너희 문인들은 하루종일 공양을 하며 복밭(福田)만을 구할 뿐, 

나고 죽는 괴로운 바다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不求出離生死苦海)

너희의 자성(自性)이 미혹하면 복의 문(福門)이 어찌 너희를 구제할 수 있겠느냐?

너희는 모두 방으로 돌아가 스스로 잘 살펴보라. (自看)

지혜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본래의 성품(本性)인 반야(般若)의 지혜를 써서 (有知慧者 自取本性般若之知)

각기 게송 한 수를 지어 나에게 가져오너라. (各作一偈呈吾)

내가 너희의 게송을 보고 만약 큰 뜻(大義)을 깨친 사람이 있으면 (若悟大義者)

그에게 가사와 법을 부촉하여 육대의 조사가 되게 하리니, (付汝衣法 禀爲六代) 

어서 빨리 서둘도록 하라." (火急急)




○ 문인들이 (處分)을 받고 각기 자기 방으로 돌아와서 서로 번갈아 말하기를,

"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뜻을 써서 게송을 지어 (我等 不須呈心用意作偈)

큰 스님께 모름지기 바칠 필요가 없다. (將呈和尙)

신수(神秀) 상좌(上座)는 우리의 교수사(敎授師)이므로

신수(神秀)상좌가 법을 얻은 후에는 저절로 의지하게 될 터이니, (秀上座得法後 自可依止)

굳이 지을 필요가 없다" 하고는, (請不用作)

모든 사람들은 생각을 쉬고 다들 감히 게송을 바치지 않았다. (諸人 息心 盡不敢呈偈)

그 때 화공(畵人) 노진(盧珍)이 홍인대사의 방(大師堂) 앞에 있는 세 칸의 복도에

'능가변(楞伽變)상'과 오조대사가 가사와 법을 전수하는 그림을 그려 공양하고,

후대에 전하여 기념하고자 벽을 살펴보고서 다음날 착수하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