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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장자 내편(莊子內篇)

장자이야기 내편(內篇) 7-7.응제왕(應帝王):남해(南海)의 제왕을 숙(儵)이라 하고 (南海之帝爲儵)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11. 5.










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7-7.응제왕(應帝王)

:남해(南海)의 제왕을 숙(儵)이라 하고 (南海之帝爲儵)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4.『장자산책』, 이아무개, 삼인)



남해(南海)의 제왕을 숙(儵)이라 하고 (南海之帝爲儵)

북해(北海)의 제왕을 홀(忽)이라 하고 (北海之帝爲忽)

중앙(中央)의 제왕을 혼돈(渾沌)이라 한다. (中央之帝爲渾沌)

한번은 숙(儵)과 홀(忽)이 혼돈(渾沌)의 땅에서 만났는데, (儵與忽時相與遇於渾沌之地)

혼돈(渾沌)이 그들을 아주 잘 대접했다. (渾沌待之甚善)

숙(儵)과 홀(忽)은 혼돈(渾沌)의 德에 보답하려고 의논했다. (儵與忽謀報渾沌之德 曰)

"사람들은 모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서 (人皆有七竅)

보고 듣고 먹고 숨 쉬는데 (以視聽食息)

이 분만은 홀로 구멍이 없소. (此獨無有)

우리 시험 삼아 그에게 구멍을 뚫어줍시다." (嘗試鑿之)

그래서 하루에 구멍을 하나씩 뚫어주었더니 (日鑿一竅)

이레째 되던 날 혼돈은 그만 죽고 말았다. (七日而渾沌死)




『장자 내편(莊子內篇)』의 마지막 이야기는

'혼돈(渾沌)'의 죽음에 관한 것이다.


※남(南)은 양(陽)이요, 밝음(明)이다.

북(北)은 음(陰)이요, 어둠(暗)이다.

숙(儵)은 빠르게 나타나는 모양이니, '유(有)'를 비유한 것이다.

홀(忽)은 빠르게 사라지는 모양이니, '무(無)'를 비유한 것이다.


즉, 남해의 제왕 숙(儵)과 북해의 제왕 홀(忽)은

음양의 기운이 움직이며 어떤 징조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둘이 '혼돈(渾沌)의 땅'에서 만났다는 것은

음(陰), 양(陽), 중(中)이 하나로 만난 것이다.



※'혼돈(渾沌)'은 아직 만물의 원기(元氣)가 음양(陰陽)으로 나뉘어지지 않은 상태이니,

일기(一氣)의 상태이며, 중(中)의 상태다.


'혼돈(渾沌)'은 인위(人爲)나 시비(是非), 분별(分別)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自然) 그대로의 상태'를 비유한 것이니,

음도 아니고 양도 아니며,

밝음도 아니도 어둠도 아니며,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닌 것이다.


이 '혼돈(渾沌)'이 하는 일이란 그저 선(善)과 덕(德)을 베푸는 일이다.



※'규(竅)'는 구멍이다.

'칠규(七竅)'는 눈구멍 둘, 콧구멍 둘, 귓구멍 둘, 입구멍 하나를 모두 합하니,

일곱 개의 구멍이 된다.


사람의 말초 감각기관과 거기에서 유입되는 외부세계의 정보들,

그 정보들에 끄달리며 일어나는 사람의 욕망, 감정, 생각과 지식을 비유한 것이다.



※혼돈(渾沌)에게 '일곱 개의 구멍을 뚫어주자 죽고 말았다'는 것은

인위와 시비분별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自然)의 세계, 원시(元始)의 세계'가,

그리고 '무아(無我), 무명(無名), 무욕(無欲)의 세계'가 파괴된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장자(莊子)의 철학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