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3-5.양생주(養生主)
:손으로 땔나무 지피기를 그친다고 해도(指窮於爲薪)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4.『장자 내편(莊子 內篇)』, 이기동, 동인서원)
"손으로 땔나무 지피기를 그친다고 해도(指窮於爲薪)
불은 옮겨 붙기 때문에(火傳也)
꺼질 줄 모른다."(不知其盡也)
※ 아궁이에 불(火)을 지피면
땔나무(薪)는 타서 없어지지만,
불(火)은 새로운 땔나무로 계속 옮겨붙으며 타오른다.
'사람의 몸'이나 '사물'은 마치 불에 던져진 나무 장작개비(薪)와 같아서
지금 이 순간 생명의 불꽃을 피우며 타오르지만,
때가 되면 재가 되어 소멸한다.
죽는다.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자연의 생명력(道, 無爲自然)'은 모든 '삶을 이루는 바탕'이며,
마치 불꽃(火)과 같아서
뭔가 태울 것만 있다면
계속해서 옮겨 붙으며 꺼지지 않는다.
'자연의 생명력' 자체는 영원하며 한계가 없다.
※ 이렇듯 '자연의 생명력(道, 自然)'은 태어나고 죽는 일이 없다.
그것은 마치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비슷하다.
내가 죽은 뒤 재가 되어 뿌려진 땅에
어디선가 날아온 작은 씨앗이 자리를 잡는다.
거기서 싹이 트고 그 싹이 점점 자라서 커다란 밤나무가 된다.
어느 햇빛 맑은 가을날, 밤나무에 밤송이들이 탐스럽게 열리면
할머니는 밤을 줍는다.
할머니는 어린 손주들을 위해 밤을 굽고
아이들은 할머니의 군밤을 먹으며 자란다.
나는 그들을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그들도 나의 존재를 모르지만,
우리는 하나의 에너지(一氣)로, 자연의 생명력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
'자연의 리듬과 생명의 순환'이란 자리에서 볼 때,
나와 밤나무와 할머니와 어린 아이들은 하나(一)다.
어디 밤나무 뿐이겠는가?
빛과 공기과 물과 바람과 풀과 온갖 짐승들이 나와 하나(一)로,
자연의 생명력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 '지구'라고 말한다.
'자연의 리듬과 생명의 순환'이라는 자리에서 볼 때,
나와 지구와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하나(一)다.
나는 그 모든 것들로 다시 태어난다.
그래서 나는 그 모든 것들이며,
그 모든 것들이 나다.
이것이 바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道이며, 德이며,
'영생(永生)'이며, '천화(天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