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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도덕경(道德經)

노자이야기- 2장. 머물지 않기 때문에 떠나지 않는다(弗居不去)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5. 10. 1.

 

 

 

(구절초 꽃말_ 순수, 어머니의 사랑)

 

 

 

 

 

노자이야기- 2장. 머물지 않기 때문에 떠나지 않는다(弗居不去)

 

 

 

 

(출처 및 참고 문헌- 1. 대산 김석진, 수산 신성수, 『주역으로 보는 도덕경』, 대학서림
2. 이아무개 대담, 정리,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삼인)

 

 

 

 

 

天下, 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故, 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形,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是以, 聖人,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萬物, 作焉而不始,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弗居, 夫唯弗居, 是以不去  

 

 

천하, 개지미지위미, 사오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고, 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형,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시이, 성인, 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만물, 작언이불시, 생이불유, 위이불시, 공성이불거, 부유불거, 시이불거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움(爲美)을 아름다운(美) 줄로만 알고 있지만,

이는 더러움(惡)이요,

 

모두 착함(爲善)을 착한(善) 줄로만 알고 있지만

이는 착하지 못함(不善)이다.

 

 

 

그러므로 있음(有)과 없음(無)은 서로 말미암아 낳아주고(相生),

어려움(難)과 쉬움(易)은 서로 말미암아 이루어주며(相成),

길고(長) 짧음(短)은 서로 말미암아 형성되고(相形),

높음(高)과 낮음(下)는 서로 말미암아 기울게 하고(相傾),

음(音)과 소리(聲)는 서로 말미암아 화합하고(相和),

앞(前)과 뒤(後)는 서로 말미암아 따른다.(相隨)

 

 

 

그래서 성인(聖人)은 모든 일을 '무위(無爲)'로써 하고

말없는 가르침(不言之敎)을 행하시니,

 

 

 

(聖人은) 만물을 이루어내도 그 시원(始)이라 여기지 않고

만물을 낳아도(生) 소유(有)하지 않으며

하여도(爲) 한 일을 자랑하지 않는다.(不恃)

 

 

 

(聖人은) 공을 이루어도(功成) 그 공에 머물지 않으니,(弗居, 에 집착하지 않으니)

 

무릇 오로지 머물지 않기 때문에(弗居)

공로가 그를 떠나지 않는다.(不去)

 

 

 

 

 

 

 

 

 

 

 세상 사람들은 아름답다, 추하다, 좋다, 나쁘다, 크다, 작다, 길다, 짧다, 

많다, 적다, 깨끗하다, 더럽다, 사랑한다, 미워한다 등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상대적인 것으로서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관점에 따라 언제나 그 가치가 변하게 마련인 

이런 '상대가치'에 얽매이는 삶은 부자유스럽고 불행하다.

 

 

 

그래서 노자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절대가치인 道'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라고 말한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삶, 바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삶을 말한다.

 

 

 

 

 

 

 

 

 

 

  무위란 '하지 않음(不爲)'이 아니라,

'억지로 함이 없음(無爲)'이다.

 

 

 

풀 한포기도 처무위지사處無爲之事이며,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라.

 

"산길을 걸었네.

소리없이 아름답게 피었다 가는

너를 보고 나는 부끄러웠네." (장일순)

 

 

 

자연自然은 무위로써 일하며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항명抗命(천명天命을 거역함)할 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자연은 얼마나 강한가!

기후 변화 같은 자연의 대재해 앞에서 인간과 인간 사회는 한없이 무력할 뿐이다.  

 

 

 

 

 

 

 

 

 

 

 노자의 무위無爲는 일종의 '수동적 적극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천리天理에 따라서 천명天命에 순종하는 것',

그리하여 사사로운 이익 私利을 도모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무위無爲에는 '순천順天, 순명順命'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비해서 '인위人爲' 혹은 '작위作爲'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사사로운 이익私利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욕私慾을 가지고 무엇을 시도하는 것'이다.  

 

 

 

 

 

 

 

 

 

 

인간이 '어떤 의도 私慾'를 천리天理에 앞세울 때에

그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위는 '작위作爲'가 된다.

 

 

그렇다면 천리天理, 천도天道란 무엇인가? 

 

 

 

"천지도, 손유여이보부족天之道, 損有餘而補不足

인지도, 손부족이봉유여人之道, 損不足以奉有餘"

 

"하늘의 道는 남아도는 것을 덜어 모자라는 것을 채워주고

인간의 道는 모자라는 것을 덜어 남아도는 것에 보탠다." (노자)

 

 

 

이렇듯 노자는 하늘의 도는 무위無爲의 도이며,

인간의 도는 작위作爲의 도이며, 인위人爲의 도라고 말한다.

 

 

 

그래서 무위자연을 사랑하고 작위를 미워했던 노자는

2장을 시작하면서... 첫마디에

 

작위적인 아름다움(爲美)은 더러운 것(惡)이오,

작위적인 착함(爲善)은 착하지 않은 것(不善)이다.. 라 말을 꺼낸다.

 

노자와 그 전승 집단은 아주 신랄한 문명비평가들이었다!

 

 

 

(※Tip!- 원래 『도덕경』은 장이 구분되어있지 않은 긴 시이며,

후세인들이 문맥과 내용에 따라 편의상 1장, 2장, 3장.. 그렇게 장을 구분해 놓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