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방(공개)1005 김종삼- 민간인 민간인 김종삼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黃海道) 해주(海州)의 바다 이남(以南)과 이북(以北)의 경계선(境界線) 용당포(龍塘浦)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2017. 6. 22. 최영미- 사랑의 힘 사랑의 힘 최영미 커피를 끓어 넘치게 하고 죽은 자를 무덤에서 일으키고 촛불을 춤추게 하는 사랑이 아니라면 밤도 밤이 아니다 술잔은 향기를 모으지 못하고 종소리는 퍼지지 않는다 그림자는 언제나 그림자 나무는 나무 바람은 영원한 바람 강물은 흐르지 않는다 사랑이 아니라면 겨.. 2017. 6. 21. 천양희- 외길 외길 천양희 가마우지새는 벼랑에서만 살고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삽니다. 유리새는 고여 있는 물은 먹지 않고 무소새는 둥지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새들은 날아오릅니다. 새들은 고소공포증도 폐쇄공포증도 없습니다. 공중이 저의 길이니 제발 그대로 놓아두시지요. 외길이 나.. 2017. 6. 19. 도종환-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도종환 시(詩)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가슴을 저미며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눈물 없이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벌판을 지나 벌판 가득한 눈발 속 더 지나 가슴을 후벼파며 내게 오는 그대여... 등에 기대어 흐느끼며 울고 .. 2017. 6. 16. 이전 1 ··· 204 205 206 207 208 209 210 ··· 2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