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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334

김운기 대위- 백마고지(白馬高地) 백마고지(白馬高地) 제9사단 제28연대 제6중대장, 김운기 대위 백마고지 잔인한 어머니, 그 품 속에 말없이 누워 하늘의 별을 세는 땅 위의 별들을 본다. 우람한 원시의 생명과, 작은 들꽃의 향기와 새들의 노래 대신, 포탄의 잔해와 화약냄새와 그 밑의 생명이 별이 되어 쉬고 있는, 그 산.. 2017. 6. 23.
김종삼- 민간인 민간인 김종삼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黃海道) 해주(海州)의 바다 이남(以南)과 이북(以北)의 경계선(境界線) 용당포(龍塘浦)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2017. 6. 22.
최영미- 사랑의 힘 사랑의 힘 최영미 커피를 끓어 넘치게 하고 죽은 자를 무덤에서 일으키고 촛불을 춤추게 하는 사랑이 아니라면 밤도 밤이 아니다 술잔은 향기를 모으지 못하고 종소리는 퍼지지 않는다 그림자는 언제나 그림자 나무는 나무 바람은 영원한 바람 강물은 흐르지 않는다 사랑이 아니라면 겨.. 2017. 6. 21.
천양희- 외길 외길 천양희 가마우지새는 벼랑에서만 살고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삽니다. 유리새는 고여 있는 물은 먹지 않고 무소새는 둥지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새들은 날아오릅니다. 새들은 고소공포증도 폐쇄공포증도 없습니다. 공중이 저의 길이니 제발 그대로 놓아두시지요. 외길이 나.. 2017.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