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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류시화-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9. 6. 22.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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