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이정록- 의자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2. 26.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조흔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바람의 방 > 詩,노래하는 웅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현림- 사랑이 올 때  (0) 2018.03.03
오인태- 혼자 먹는 밥  (0) 2018.03.02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0) 2018.02.23
허윤정- 꽃이여 작은 꽃이여  (0) 2018.02.21
김수영- 책  (0) 2018.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