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바람의 방 > 詩,노래하는 웅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류시화- 별에 못을 박다 (0) | 2016.12.12 |
---|---|
존 던(John Donne)-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0) | 2016.12.02 |
로버트 풀검- 내 인생의 신조 (0) | 2016.11.26 |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0) | 2016.11.22 |
류시화- 빵 (0) | 2016.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