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노자 이야기- 27장. 잘 행하는 사람은 자취를 남기지 않고(善行無轍迹)..
28장. 숫컷을 알고 암컷을 지키면(知其雄守其雌)..
(출처 및 참고 문헌- 1. 대산 김석진, 수산 신성수, 『주역으로 보는 도덕경』, 대학서림
2. 이아무개 대담, 정리,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삼인
3. 김학주 옮김, 『노자』, 연암서가)
노자 이야기- 27장. 잘 행하는 사람은 자취를 남기지 않고(善行無轍迹)..
善行無轍迹 善言無瑕謫 善數不用籌策 善閉無關楗而不可開 善結無繩約而不可解
是以 聖人 常善救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無棄物 是謂襲明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是謂要妙
선행무철적 선언무하적 선수불용주책 선폐무관건이불가개 선결무승약이불가해
시이 성인 상선구인 고무기인 상선구물 고무기물 시위습명
고선인자 불선인지사 불선인자 선인지자 불귀기사 불애기자 수지대미 시위요묘
" 잘 행하는 사람은 자취(轍迹)를 남기지 않고, (善行無轍迹)
잘 말하는 사람은 허물을 남기지 않고, (善言無瑕謫)
잘 계산하는 사람은 산가지(籌策)를 쓰지 않는다. (善數不用籌策)
잘 닫는 사람은 빗장이나 자물쇠가 없지만 열 수가 없다. (善閉無關楗而不可開)
잘 묶는 사람은 새끼줄로 묶지 않아도 풀 수가 없다. (善結無繩約而不可解)
그러므로 성인은 언제나 사람을 잘 구제(救)하기 때문에 (是以聖人 常善救人)
버려지는 사람이 없다. (故無棄人)
언제나 물건을 잘 구제하기 때문에 (常善救物)
버려지는 물건이 없다. (故無棄物)
이를 '밝음을 지녔다(襲明)'고 한다. (是謂襲明)
그러므로 잘 하는 사람은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의 스승이요,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은 잘 하는 사람의 바탕이다. (不善人者 善人之資)
그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不貴其師)
그 바탕을 사랑하지 않으면, (不愛其資)
비록 지혜로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크게 미혹된 것이다. (雖智 大迷)
이를 '오묘한 진리의 요체(要妙)'라고 부른다. (是謂要妙)
※Tip!- '선행무철칙 善行無轍迹'과 '선언무하적 善言無瑕謫'과 '선수불용주책 善數不用籌策'과
'선폐무관건이불가개 善閉無關楗而不可開'와 '선결무승약이불가해 善結無繩約而不可解'
여기서 '선善'은 '잘한다(well)'라는 뜻이다.
세상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서
자랑도 하고 요란도 떨면서, 일의 찌꺼기를 남기게 된다.
그러나 道를 체득한 聖人은 일을 할 때에 완벽하게 하면서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좋은 일을 하면서도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좋은 일을 한 것 그 자체로 끝날 뿐이다.
그러므로 "길을 잘 가는 사람은 마차를 타고 가더라도
그 바퀴자국을 남기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善行無轍迹)
세상 사람들은 말을 할 때에 자기를 앞세우고
그것도 부족해서 남의 흠을 잡아 꾸짖는다.
'하적瑕謫'은 '구슬의 티를 꾸짖는다, 흠을 잡아내어 책망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말을 하게 되면 서로 다투고 꾸짖는 고성이 오고 간다.
그러나 聖人은 남의 흠 잡거나 꾸짖음이 없이 그대로 감화시킨다.
그래서 "말 잘 하는 사람은 허물을 남기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善言無瑕謫)
또한, 세상 사람들은 이해관계를 따지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계산을 한다.
'주책籌策'은 '셈할 때 쓰는 대가치, 산가지'를 말한다.
그러나 진짜 계산을 잘 하는 사람은 '계산하지 않는 계산(計)'을 한다.
聖人은 오직 밝은 이치(理, 道)와 천명(天命)에 따라서 움직일 뿐이며,
따로 잇속을 차리는 계산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상을 위한 큰 이익, 대의(大義)는 산가지로 계산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계산하는 사람은 산가지를 쓰지 않는다" 고 하는 것이다. (善數不用籌策)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빗장이나 자물쇠로 이중 삼중으로 닫고 잠그지만, 오히려 도적의 손길을 막지 못한다.
그러나 聖人은 모든 것을 '있을 곳에 있게 하고',
따로 가두거나 잠그는 일이 없지만, 오히려 아무도 가져갈 수 없게 잘 지켜진다.
"천하를 천하에 숨긴다"
藏天下於天下 장천하어천하 (『장자』에서)
과연 누가 천하天下를 훔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잘 닫는 사람은 빗장이나 자물쇠를 쓰지 않아도 열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善閉無關楗而不可開)
마찬가지로, 道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떤 존재도 道를 떠나서는, 道와 어긋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道는 우주만물의 근원이자, 질서이며, 보이지 않는 생명의 약속이니,
과연 누가 그 '생명의 약속'을 풀어버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잘 묶는 사람은 새끼줄로 묶지 않아도 풀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善結無繩約而不可解)
※Tip!- '성인 상선구인 고무기인 聖人 常善救人 故無棄人'과
'상선구물 고무기물 常善救物 故無棄物'
聖人은 사람을 잘 구제하니, (聖人 常善救人)
선하든 악하든 간에 모든 사람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인다. (故無棄人)
聖人이 사람을 구제할 때는 누구도 몹쓸 놈이라 하여 버리거나 제외하지 않는다.
사람을 가려서 포용하거나 배척하지 않으니,
'있는 그대로' 모두를 응대한다.
동시에 聖人은 무엇이 온다 해서 마중하지도 않고,
무엇이 간다 해서 배웅하지도 않으니,
오직 '무심無心으로' 사람을 구제할 뿐이다.
또한 聖人은 물건(物)을 잘 구제하니, (常善救物)
좋은 물건 나쁜 물건이 따로 없이,
모든 물건은 다 그 '쓰임새'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聖人은 언제나 모든 물건을 '그 있어야 할 자리에 있게 하여',
버리지 않는다. (故無棄物)
※Tip!- '고선인자 불선인지사 故善人者 不善人之師'와
'불선인자 선인지자 不善人者 善人之資'
聖人은 세상 사람이 가르침을 받고 본받는 '스승'이 되고, (善人者 不善人之師)
세상 사람은 聖人이 밝은 덕을 베풀어 교화하는 '바탕'이 된다. (不善人者 善人之資)
그러므로 그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바탕이 되는 세상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비록 지혜로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크게 착각하는 것이다. 미혹된 것이다. (雖智 大迷)
28장. 숫컷을 알고 암컷을 지키면(知其雄守其雌)..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谿 爲天下谿 常德不離 復歸於嬰兒 知其白 守其黑 爲天下式
爲天下式 商德不忒 復歸於無極 知其榮 守其辱 爲天下谷 爲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樸
樸散則爲器 聖人用之 則爲官長 故大制 不割
지기웅 수기자 위천하계 위천하계 상덕불리 복귀어영아 지기백 수기흑 위천하식
위천하식 상덕불특 복귀어무극 지기영 수기욕 위천하곡 위천하곡 상덕내족 복귀어박
박산즉위기 성인용지 즉위관장 고대제 불할
"숫컷(雄)을 알고 암컷(雌)을 지키면 (知其雄 守其雌)
천하의 시냇물(谿)이 되니, (爲天下谿)
천하의 시냇물이 되면 한결같은 德과 떨어지지 않아서 (爲天下谿 常德不離)
젖먹이(嬰兒)로 돌아가게 된다. (復歸於嬰兒)
흰(白) 것을 알고 검은(黑) 것을 지키면 (知其白 守其黑)
천하의 법도(式)가 되니, (爲天下式)
천하의 법도가 되면 한결같은 德에 어긋나지 않아서 (爲天下式 商德不忒)
무극(無極)으로 돌아가게 된다. (復歸於無極)
영화로움(榮)을 알고 욕됨(辱)을 지키면 (知其榮 守其辱)
천하의 골짜기(谷)가 되니, (爲天下谷)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한결같은 德을 갖추어 모자람이 없게 되어서 (爲天下谷 常德乃足)
통나무(樸, 순박함)로 돌아가게 된다. (復歸於 樸)
통나무(樸)를 쪼개면 그릇(器)이 된다. (樸散則爲器)
聖人은 이것(樸)을 써서 백관의 우두머리(長, 어른)가 된다. (聖人用之 則爲官長)
그러므로 위대한 제작(大制, 만듦, 창조)은 쪼개지 않는다. (故大制 不割)
※Tip!- '지기웅 수기자 知其雄 守其雌'와 '지기백 수기흑 知其白 守其黑'과
'지기영 수기욕 知其榮 守其辱'
'웅雄'은 '숫컷의 강함, 억세고 용감함'을 뜻한다.
'자雌는 '암컷의 약함, 부드럽고 겸손함'을 뜻한다.
즉 "숫컷의 강함을 알면서도 암컷의 연약함을 지킨다" (知其雄 守其雌)
'백白'은 '흰색, 밝음(明), 슬기로움, 옳음(正), 道'을 뜻한다.
'흑黑'은 '검은색, 어두움(暗), 어리석음, 어리숙함, 그른 것(不正), 세속'을 뜻한다.
즉 "밝고 슬기로운 것을 알면서도 어둡고 어리숙한 것을 지킨다." (知其白 守其黑)
'영'은 '부귀 영화, 공명, 높은 직위'를 뜻한다.
'욕'은 '가난, 멸시, 비천하고 낮은 자리'를 뜻한다.
즉 "세상의 부귀와 공명을 알면서도 이를 추구하지 않고
비천하고 낮은 자리에 처한다" (知其榮 守其辱)
이것은 '자웅雌雄'을 하나(一)로 보며,
'흑백黑白'을 하나(一)로 보며,
'영욕榮辱'을 하나(一)로 보며,
나누지 않고, 배척하지 않고, 하나(一)로 행한다는 것이다.
※Tip!- '위천하계 상덕불리 爲天下谿 常德不離'와
'위천하식 상덕불특 爲天下式 商德不忒'과
'위천하곡 상덕내족 爲天下谷 常德乃足'
'계谿'는 '시냇물, 시냇물이 흐르는 계곡' 을 뜻한다.
'천하의 시냇물'이 된다는 것은(爲天下谿)
" 졸졸졸 끊임없이 흐르는 계곡의 시냇물처럼
德이 항상 흘러서 모이며, 德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 (常德不離)
'식式'은 '법, 법도, 규범'을 뜻한다.
'천하의 법도'가 된다는 것은 (爲天下式)
"천하의 법도를 그대로 행하여 떳떳하여
德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商德不忒)
'곡谷'은 '골짜기'이다.
모든 시냇물과 모든 짐승과 사람은 골짜기로 흘러든다.
'골짜기'는 만물이 귀착되는 道의 상태, '道의 근원'을 비유한 것이다.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는 것은 (爲天下谷)
"천하가 몰려드는 골짜기(谷)가 되면, 道의 근원에서
德이 끊임없이 나오니, 충분하여 부족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常德乃足)
※Tip!- '복귀어영아 復歸於嬰兒'와 '복귀어무극 復歸於無極'과
'복귀어박 復歸於樸'
'젖먹이로 돌아간다'는 것은 (復歸於嬰兒)
뭘 잘 모르고 연약한 듯 보이지만 그러나 '생명력이 충일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무극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復歸於無極)
'아무 티가 없는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통나무로 돌아간다'는 것은 (復歸於樸)
다듬어지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모습, 순박함'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Tip!- '박산즉위기 樸散則爲器'와 '성인용지 즉위관장 聖人用之 則爲官長'과
'대제불할 大制不割'
'박산樸散'이란 '소박한 목재인 통나무를 깎고 다듬어서 소박한 상태를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기器'는 '쪼개서 만든 그릇'이다.
통나무를 쪼개면 그릇이 된다. (樸散則爲器)
'그릇(器)'은 자연 그대로의 원목(樸)에서 잘리고 나뉘어져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에 쓰여지기 위해 만들어진 '연장'이나 '도구' 같은 것이다.
그것은 부분적인 것이며, 상대적인 것이며, 말단(末)의 것이다.
반면에 '박樸'은 '쪼개거나 다듬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큰 것(大, 道, 一)'이다.
근원적(本)인 것이며, 전일적(一)인 것이다.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군자는 그릇이 되지 않는다.)
君子不器 군자불기 (『논어』에서)
"군자는 그릇이 되지 않는다(君子不器)"는 공자孔子의 말은
군자는 부분과 말단(末)과 술(術)을 택하지 않고,
전체(一)를, 근원(本)을, 道를 택한다는 것이다.
바로 군자는 '통나무(樸)'를 택한다,
聖人은 (君子는) 그 '통나무(樸)'를 사용하여,
쪼개거나 다듬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큰 것, 道를' 사용하여
백관百官의 어른이 된다. (聖人用之 則爲官長)
따라서 '위대한 제작'은, '세상의 큰 창조 과정'은
쪼개거나 나누지 않는다. (大制不割)
그것은 道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의 방(老莊) > 도덕경(道德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자 이야기- 31장. 병기는 상서롭지 못한 연모..(夫兵者 不祥之器).. (0) | 2016.04.22 |
---|---|
노자 이야기- 29장. 장차 천하를 손에 넣고자 애쓰지만(將欲取天下爲之).. 30장. 道로써 군주를 돕는 자는(以道佐人主者).. (0) | 2016.02.09 |
노자 이야기- 25장. 혼돈히 이루어진 물건이 있는데(有物混成).. 26장. 무거움은 가벼움의 근원이요(重爲輕根).. (0) | 2016.01.07 |
노자 이야기- 23장.자연은 말이 없다 (希言自然).. 24장. 까치발을 하고는 오래 서 있지 못한다 (企者不立).. (0) | 2015.12.31 |
노자 이야기 - 21장. 큰 덕의 모습은(孔德之容).. 22장. 굽으면 온전하게 된다(曲則全).. (0) | 2015.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