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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

김현승- 플라타너스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7. 4. 19.

 

 



  

  

 

플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 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 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