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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방(老莊)/장자 내편(莊子內篇)

장자이야기 내편(內篇) 6-6.대종사(大宗師):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夫藏舟於壑)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7. 4.











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6-6.대종사(大宗師)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夫藏舟於壑)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4.『장자산책』, 이아무개, 삼인)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夫藏舟於壑)

그물을 연못에 감추면서 (藏山於澤)

그것으로 든든하다고들 한다. (謂之固矣)

그러나 한밤 중에 어떤 힘센 사람이 와서 짊어지고 달아나도 (然而夜半有力者負之而走)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昧者不知也)

작은 것을 큰 것 속에 잘 감추었다고 해도 (藏小大有宜)

여전히 훔쳐 달아날 수가 있다.(猶有所遯)

만약 '천하를 천하에 감춘다'면 (若夫藏天下於天下)

훔쳐 달아날 곳이 없다.(而不得所遯)

이것이 변하지 않는 '만물의 큰 실정(大情, 진리)'이다. (是恒物之大情也)



사람들은 어쩌다가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것을 유독 기뻐하는데(特犯人之形而猶喜之)

사람의 몸이란 수없이 바뀌는 것이니, 끝이 없다. (若人之形者 萬化而未始有極也)

어찌 그 즐거움을 다 헤아려 볼 수 있으랴?(其爲樂可勝計耶)

그러므로 聖人은 (故聖人) 

만물을 훔쳐 달아날 수 없는 곳에서 노닐며 (將遊於物之所不得遯)

만물을 그대로 둔다. (而皆存) 

그는 일찍 죽어도 좋고 오래 살아도 좋다고 한다. (善夭善老)

태어나는 것도 좋고 죽는 것도 좋다고 한다. (善始善終)

사람들은 이런 聖人을 본받으려 하는데(人猶效之)

하물며 만물이 매이고 (又況萬物之所係)

온갖 변화가 다 의지하는 道를 어찌 본받으려 하지 않겠는가?(而一化之所待乎)




※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개인 간의 다툼이나 소송은 물론이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쟁도 불사한다.


그러나 '내가(우리가) 무엇인가를 소유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사람은 죽을 때, 아무 것도 가져갈 수가 없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 때는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자기 몸과도 이별해야 한다.


남은 사람들이 그의 재산과 기득권을 나눠 갖겠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들도 역시 모두 내려놓고 가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잠시 '지구의 것'을.. 빌려쓰는 것일 뿐이고,

잠시 관리해 주는 것일 뿐이다.

 


다만 '좋은 관리자가 될 것이냐, 나쁜 관리자가 될 것이냐'...

그것은 스스로 선택할 수가 있다.




※ 眞人은 사물을 '자기 것으로' 삼지 않는다.

'사사로이 소유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물의 참 모습'이란,

사람이 욕심낸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사람이 지키겠다고 해서 지켜지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眞人은.. '천하를 천하에 감춘다(藏天下於天下)'


즉, '만물을 만물에 감춘다.'



그렇게 해서... '만물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둔다.'

다만 '있을 곳에 있게 할 뿐이다.'




※眞人은 '텅 비어.. 넓고 큰 사람(大人)'이기 때문에

이왕 가지려면 '천하(天下, 세상, 지구)'를 갖고자 하지,

어떤 사물이나 재물을 사사로이 소유하는데는 관심이 없다.



그가 이제 '천하를 천하에 감추었으니'..

아무도 훔쳐갈 수 없고, 빼앗아 갈 수 없다.

그러므로 애써 수고롭게 지켜야 할 필요도 없다.



眞人은 '천하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고 즐기며 노래한다.



그는 자유롭게, '만물을 훔쳐 달아날 수 없는 곳'에서 노닐며,

 만물을 자연의 道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