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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최승호- 비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6. 26.












최승호




장맛비 억수같이 쏟아지고 천둥벼락 치는 밤, 숙직실로 개구리가 한 마리 찾아왔다. 비에 젖은 손님, 입이 큰 손님,

개구리는 방으로 불쑥 뛰어들어와 한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슬금슬금 기어가 구석에 자리를 잡는 것이었다.

그 의젓한 좌선의 자세, 개구리는 면벽으로 나는 뜬 눈으로, 밤새도록 빗소리를 듣던 그 여름 허름한 숙직실.



진흙길 밟을까 연등불 앞에

머리를 풀어

진흙을 덮었다는 석가모니 전생 이야기

비 오니 생각난다



양재천 뚝방길 한 웅덩이, 흙탕물에 들어앉아 맹꽁이 부처님들이 맹꽁 맹꽁,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 울고 있다.

내가 다가가자 울음을 뚝 그친다. 그래, 나는 살생업을 떡 쌓듯이 해 온 중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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