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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요시노 히로시- 생명은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7. 10. 11.








생명은



요시노 히로시




생명은

자기 자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게

만들어진 듯 하다.

꽃도

암술과 수술이 있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여

곤충이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생명은 자기 안에 결핍을 지니고

다른 존재에게서 그것을 채운다.



아마도 세계는

다른 존재들과의 네트워크.

그러나 서로가 서로에게서

결핍을 채우는 것을 알지 못하고

알려지지도 않고 그저

흩어져 있는 것들끼리

무심하게 있는 관계.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아도 서로를 허용하며

그렇듯 세계가

느슨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왜일까.



꽃이 피어있다.

바로 가까이까지

곤충의 모습을 한 다른 존재가

빛을 두르고 날아와 있다.



나도 어느 때

누군가를 위한 곤충이었겠지.

당신도 어느 때

나를 위한 바람이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