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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이윤학- 제비집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7. 2. 17.








제비집



이윤학




제비가 떠난 다음날 시누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제비집을 헐었다. 흙가루와 알 수 없는

제비가 품다 간 만큼의 먼지와 비듬,

보드랍게 가슴털이 떨어진다. 제비는 어쩌면

떠나기 전에 집을 확인할 지 모른다.

마음이 약한 제비는 상처를 생각하겠지.

전깃줄에 떼지어 앉아 다수결을 정한 다음날 

버리는 것이 빼앗기는 것보다 어려운 줄 아는 

제비떼가, 하늘 높이 까맣게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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