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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김광균- 설야(雪夜)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7. 1. 20.








설야(雪夜)



김광균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찬란한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나려 나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우에 고이 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