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노래 1, 6, 7
이시카와 다쿠보쿠(1886-1912)
정끝별 옮김, 해설
1.
동해 바다의 자그만 갯바위 섬 하얀 백사장
나는 눈물에 젖어
게와 벗하고 있네
모래 언덕의 모래에 배를 깔고
첫사랑 아픔
수평선 저 멀리 아련히 떠올리는 날
촉촉이 흐른
눈물을 받아 마신 해변의 모래
눈물은 이다지도 무거운 것이런가
( 자살하려고 찾아갔던 일본의 동해 바다..
하코다테의 아오모리 해변 백사장에서..
작은 게들이 기어가는 모습을 보다가.. 자살할 마음을 잊고 돌아와서 쓰다..)
6.
새로 산 잉크병 마개 열고 나니
신선한 냄새
굶은 배 속 스미어 슬픔 자아내누나
일을 하여도
일을 해도 여전히 고달픈 살림
물끄러미 손바닥 보고 또 보고 있네
어느 날 문득
술 마시고 싶어서 못 견뎌하듯
오늘 나는 애타게 돈을 원하고 있네
서글프게도
머릿속 깊은 곳에 절벽이 있어
날마다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는 듯
7.
어느 날의 일
방문의 창호지를 새로 바르니
그날은 그것으로 마음 평온하였네
새로워지는 내 마음 찾고 싶어
이름 모르는
이 거리 저 거리를 오늘도 헤매었네
친구가 모두 나보다 훌륭하게 보이는 날은
꽃 사 들고 돌아와
아내와 즐겼노라
( 일본의 국민시인 다쿠보쿠는 우리의 소월과도 같다.
태평양 전쟁 중이던 일본, 가난과 불화와 고독 속에서 그는
폐결핵으로 26년 간의 짧은 삶을 살다 갔다. .
우리의 백석(白石) 시인은 백기행이라는 자신의 본명 대신에
다쿠보쿠의 성(性)인 이시카와(石川)에서‘石’을 따와 필명으로 삼았을 만큼,
그의 시를 좋아했다고 한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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