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노자이야기- 56장.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知者 不言)
(출처 및 참고 문헌- 1. 대산 김석진, 수산 신성수, 『주역으로 보는 도덕경』, 대학서림
2. 이아무개 대담, 정리,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삼인
3. 김학주 옮김, 『노자』, 연암서가)
知者 不言 言者 不知 塞其兌 閉其門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 是謂玄同
故 不可得而親 不可得而疏 不可得而利 不可得而害 不可得而貴 不可得而賤 故 爲天下貴
지자불언 언자부지 색기태 폐기문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 시위현동
고 불가득이친 불가득이소 불가득이리 불가득이해 불가득이귀 불가득이천 고 위천하귀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知者 不言)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言者 不知)
구멍을 막고,(塞其兌)
문을 닫고,(閉其門)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挫其銳)
엉클어진 것을 풀고,(解其紛)
빛나는 것을 부드럽게 하고(和其光)
티끌과 하나가 된다.(同其塵)
이것을 ‘현묘하게 함께 한다(玄同)’고 말한다.(是謂玄同)
그러므로 가까이 할 수 없고(故 不可得而親)
멀리 할 수도 없으며,(不可得而疏)
이롭게 할 수 없고(不可得而利)
해롭게 할 수도 없으며,(不可得而害)
귀하게 할 수 없고(不可得而貴)
천하게 할 수도 없으니,(不可得而賤)
그러므로 ‘천하에서 가장 귀한 것’이 된다.(故 爲天下貴)"
※Tip!-‘지자불언 언자부지 知者不言 言者不知’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知者不言),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言者不知)”
참으로 道를 아는 사람은 말이 없다.
道의 경지는 말이나 글로 표현하거나 형상할 수 없는
그런 경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알려주지 않으면 영원히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道를 알려주기 위해
하나의 ‘방편(방법)’으로써 말과 글을 쓰고 있지만,
말과 글이 곧 道는 아니다.
마치 달을 알려주기 위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그저 하나의‘방편(방법)’일 뿐,
손가락이 달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런데 사람들은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을 본다.
그리고 달을 보았다고 말한다.
즉, 사람들은‘방편(방법)’에 집착하고,
‘방편’에 집착하는 사람은 道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는 49년 간 설법을 하고도
열반을 준비하며, 자신은 법(法, 진리)을 말한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하였다.
이것이 석가의 치명적인 농담이다.
석가모니 부처가 전 생애에 걸쳐 ‘말한(說)’ 불법(佛法)도
역시 하나의 ‘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참으로 아는 사람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知者不言)
참으로 道를 터득한 사람은 방편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중(中, 中道, 中庸)’에 머무르며 필요한 대로 방편을 쓸 뿐이다.
그래서 말을 잘 하는 사람,
방편에 매여서 집착하는 사람은
사실은 道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言者不知)
※Tip!-‘색기태 폐기문 塞其兌 閉其門’
“구멍을 막고,(塞其兌)
문을 닫고,(閉其門)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挫其銳)
엉클어진 것을 풀고,(解其紛)
빛나는 것을 부드럽게 하고(和其光)
티끌과 하나가 된다.(同其塵)
이것을 ‘현묘하게 함께 한다(玄同)’고 말한다.(是謂玄同)”
먼저,『노자(老子)』 52장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반복되어 나오고 있다.
“그 구멍을 막고(塞其兌)
그 문을 닫으면 (閉其門)
평생 동안 고단하지 않다.(終身不勤)”
여기서 구멍(兌)과 문(門)은..
먼저, 사람의 얼굴에 있는‘일곱 구멍(七竅)’을 말한다.
눈구멍(眼) 두 개, 귓구멍(耳) 두 개, 콧구멍(鼻) 두 개, 입구멍(口)이 한 개다.
이 구멍(兌)은 세상의 물리적, 기적(氣的) 자극과
바깥 세상의 사물을 인지하면서
끊임없이 오욕칠정(五欲七情)을 일으키는 문(門)이다.
욕망이 들어오고 나가는 문(門)이다.
이것을 불가(佛家)에서 말하는‘육근(六根)’으로 볼 수도 있다.
‘육근(六根)’은 인간의 몸과 뇌에 있는‘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感覺)’으로,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의식(意)을 말한다.
‘道를 아는 사람(知者), 은..
‘그 (욕망의) 구멍을 막고(塞其兌),
그 (욕망의) 문을 닫으니(閉其門)’..
바로‘금촉법(禁觸法)’을 수행하고 실천한다.
※Tip!-‘좌기예 해기분 挫其銳 解其紛’
『노자(老子)』 4장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반복되어 나오고 있다.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挫其銳)
엉클어진 것을 푼다(解其紛).”
‘좌(挫)’는 꺾는다, 무디게 한다는 뜻이다.
‘분(紛)’은 분쟁, 분노, 다툼으로 얽히고 섥혀 엉클어진 것을 말한다.
道, 또는 道를 터득한 사람(知者)은..
사물과 사물이 대립하여 발생하는 날카로움(銳),
너와 나를 가르고 쪼개고 분열시키는 것(銳),
서로가 날카롭게 대치하는 상황(銳)을
꺾어 무디게 한다.(挫其銳)
서로 나뉘고 쪼개져 날카롭게 대치하는 상황이 오래 갈수록..
분쟁은 깊어지고(紛),
서로에 대한 증오와 감정의 골은 깊어져(紛),
얽히고 엉클어진 일들이 더욱 풀기가 어려워지게 된다(紛).
그러나 道, 또는 道를 터득한 사람(知者)은..
그 마구 엉클어진 것을 풀어내니(解其紛)..
분쟁과 다툼을 풀어서 큰 화해와 통합으로 나아간다.
경쟁이 아닌 상호 협력으로,
‘큰 하나(一, 大道)’로 나아간다.(解其紛)
※Tip!-‘화기광 동기진 和其光 同其塵’
“빛나는 것을 부드럽게 하고(和其光)
티끌과 하나가 된다.(同其塵)”(『노자(老子)』, 4장)
‘광(光)’은 깨달음의 빛, 지혜의 빛, 신명(神明)의 빛이다.
또는 道에서, 깨달은 사람의 몸에서 자연히 발하는 빛이다.
‘진(塵)’은 티끌, 먼지, 또는 ‘일체만물(一切萬物), 중생(衆生)’을 가리킨다.
道를 터득한 사람은..
그 몸에서, 道에서 자연히 발하는 빛이 난다.
이 맑고 밝은 후광(後光)은 깨달음의 빛, 신명(神明)의 빛이다.
그러나 道를 터득한 사람은..
스스로 그 빛을 감춘다.(和其光)
그리고 이 세상의 티끌 먼지와, 일체만물(一切萬物)과 하나가 된다.(同其塵)
그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며,
자신의 작은 지혜와 재주를 앞세우지도 않는다.
자신의 깨달음을 증명할 어떤 특별한 기적도 행하지 않으며,
신통력으로 쉽게 혹세무민(惑世誣民)하지도 않는다.
그는 우리가 쉽게 무시하는,
'세상의 작고 하찮고 평범한 것들(一切萬物, 衆生)' 과
오히려 더 가까워 보인다.(同其塵)
그렇다면 참으로 道를 터득한 사람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 어떤 특별한 점이 있기는 하는가?
있다면, 그것은 정녕 무엇인가?
道를 터득한 사람은 다만‘자신을 텅 비워낸다.(無, 中, 沖, 虛)’
자신을 텅 비워서, 자신을 통해서, 자신을 '방편(방법)' 삼아서,
오직 道가, 自然이,
하늘(天命)이 자신 안에서 일하게 할 뿐이다. (無爲自然)
그에게는‘내가 한다’는 생각이 없다.(無私)
그렇게 道를 터득한 사람은..
자신을 텅 비워내었기 때문에.. 아무 걸림이 없다.
그는 죽음까지도 넘어선다. 생사(生死)를 초월한다.
그렇게 자신을 텅 비워내었기 때문에(無, 中, 沖, 虛)..
자유자재(自由自在)하게 일체만물(一切萬物)과 하나될 수 있고(同其塵)..
진실로 함께 할 수 있다.(玄同)..
“이것을 일체만물(一切萬物)과‘현묘하게 함께 한다(玄同)’..,
또는‘道와 하나로 된다(玄同)’..고 말한다.(是謂玄同)”
※Tip!-‘위천하귀 爲天下貴’
道라는 것은..
사람이 가까이 간다고 해서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요,
멀리 한다고 해서 멀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 사사로이 이롭게 해 준다고 해서 이로워지는 것도 아니요,
해롭게 해 준다고 해서 해를 입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 귀하게 여긴다고 해서 귀해지는 것도 아니요,
천하게 여긴다고 해서 천해지는 것도 아니다.
道라는 것은..
인간의 의지나 작위(作爲)를 가지고
도무지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道는‘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된다.(爲天下貴)
또한 道를 터득한 사람 역시..
분별하거나 차별하거나
사사로운 정을 품지 않기 때문에,
아무 걸림이 없이.. 참으로 자유자재하기 때문에..
세상 사람 모두가 귀하게 여기는 존재가 된다(爲天下貴).
그러므로 “가까이 할 수도 없고(故 不可得而親)
멀리 할 수도 없으며,(不可得而疏)
이롭게 할 수도 없고(不可得而利)
해롭게 할 수도 없으며,(不可得而害)
귀하게 할 수도 없고(不可得而貴)
천하게 할 수도 없으니,(不可得而賤)
‘천하에서 가장 귀한 것’이 된다.(故 爲天下貴)”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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