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다 503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 속에서 또 꾸르르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경經도 없다.
경經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구만리九萬里 청천靑天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자기自己야.
우리 마음의 지도地圖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거야.
'바람의 방 > 詩,노래하는 웅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해 한용운- 인연설2 (0) | 2015.11.03 |
---|---|
오르텅스 블루- 사막 (0) | 2015.10.30 |
최하림- 가을, 그리고 겨울 (0) | 2015.10.27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0) | 2015.10.23 |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0) | 2015.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