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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황동규- 즐거운 편지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5. 9. 30.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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