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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9. 25.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요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요.

 

 

마지막 과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요.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책을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해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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