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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유치환- 행복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5. 8. 18.

 



 

 

(앵초 꽃말- 행복의 열쇠, 가련)

 

 

 

 

행 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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