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小滿)
윤한로
봄 끝물
베란다 볕 좋다 미카엘라
빨강 고무대야에 따슨 물 가득
아버지 발딱 앉혀 닦아드린다
손 씻고 발 씻고 코도 팽 풀리고
가슴도 닦아드리고
이윽고 거기까지 닦아드리니
헤, 좋아라 애기처럼
보리 이삭처럼
뉘렇게 웃으시네
누렇게 패이시네
그새 울긋불긋 꽃 이파리 몇 장 날아들어
둥둥 대야 속 떠다니니
아버지 그걸로 또 노시니
미카엘라 건지지 않고 놔 두네
오늘만큼은 땡깡도 부리지 않으시네, 윤 교장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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