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3
김용택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멩이,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었으니
이 땅에 정들었으리.
더 키워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바람의 방 > 詩,노래하는 웅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용택- 내소사 가는 길 (0) | 2019.06.24 |
---|---|
김용택- 섬진강 15 (0) | 2019.06.24 |
김용택- 섬진강 2 (0) | 2019.06.24 |
김용택- 섬진강 12 (0) | 2019.06.24 |
이해인- 꿈길에서 2 (0) | 2019.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