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이야기 내편(內篇) 5-7.덕충부(德充符)
:인기지리무신(闉跂支離無脤)이 위(衛)나라 영공(靈公)에게 의견을 말하니(闉跂支離無脤說衛靈公)
(참고문헌: 1.『장자(莊子)』, 김달진 옮김, 문학동네
2.『장자(莊子) 강의』, 전호근 옮김, 동녁
3.『장자(莊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4.『장자』, 이기동, 동인서원)
인기지리무신(闉跂支離無脤)이
위(衛)나라 영공(靈公)에게 의견을 말하니,(闉跂支離無脤說衛靈公)
영공(靈公)이 듣고 기뻐했다.(靈公說之)
그 뒤로 몸이 온전한 사람을 보면(而視全人)
오히려 목이 가늘고 길다고 여겨졌다.(其脰肩肩)
옹왕대영(甕㼜大癭)이
제(齊)나라 환공(桓公)에게 의견을 말하니,(甕㼜大癭說齊桓公)
환공(桓公)이 듣고 기뻐했다.(桓公說之)
그 뒤로 몸이 온전한 사람을 보면(而視全人)
오히려 목이 가늘고 길다고 여겨졌다.(其脰肩肩)
그러므로 어떤 사람의 德이 뛰어나면(故德有所長)
그 겉모습(形)은 잊게 된다.(而形有所忘)
세상 사람들은 잊어버려야 할 것은 잊지 않고(人不忘其所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으니,(而忘其所不忘)
이것을 '제대로 잊었다(誠忘)'고 말한다.(此謂誠忘)
그러므로 聖人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노니는지라,(故聖人有所游)
지식(知)을 곁가지로 여기며(而知爲孼)
예의범절(約)을 아교풀로 여기며(約爲膠)
세속의 德을 접붙이는 것으로 여기며,(德爲接)
기교(工)를 장삿속으로 여긴다.(工爲商)
聖人은 일을 꾀하지 않으니(不謀) 지식을 어디에 쓰며(聖人不謀 惡用知)
깎고 다듬지 않으니(不斲) 아교풀을 어디에 쓰며(不斲 惡用膠)
잃는 것이 없으니(無喪) 세속의 德을 어디에 쓰며(無喪 惡用德)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니(不貨) 장삿속을 어디에 쓸 것인가?(不貨 惡用商)
이 네 가지는 '하늘이 기르는 것(天鬻)'이니,(四者天鬻也)
'하늘이 길러준다(天鬻)'는 것은 '하늘이 먹여준다(天食)'는 것이다.(天鬻也者天食也)
이미 하늘이 먹여 살리는데(旣受食於天)
사람이 만든 기술을 또 어디에 쓸 것인가?(又惡用人)
(聖人은) 사람의 몸(形)을 가졌으나(有人之形)
사람의 정(情)은 없다.(無人之情)
사람의 몸을 가진 까닭에 사람들과 한 무리를 지어 살고 있지만(有人之形 故羣於人)
사람의 정(情)이 없기 때문에 시비가 몸에 붙지 않는다.(無人之情 故是非不得於身)
아득히 작고도 작구나!(眇乎小哉)
사람의 몸을 갖고 사람들 가운데 있음이요,(小以屬於人也)
호방하게 크고도 크구나!(謷乎大哉)
홀로 하늘을 이룸이요!(獨成其天)
※'인기지리무신(闉跂支離無脤)'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기(闉跂)'는 다리가 굽은 안짱다리를, '지리(支離)'는 몸이 지리멸렬한 꼽추를,
'무신(無脤)'은 입술이 없는 언청이를 뜻한다.
즉, 그는 안짱다리에 언청이인데,
게다가 꼽추여서 목이 가슴에 파묻혀 없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 위(衛)나라 영공(靈公)이 '인기지리무신(闉跂支離無脤)'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때 '인기지리무신(闉跂支離無脤)'은 道에 대해서 말했을 것이다.
영공(靈公)이 듣고 감탄하고 기뻐했는데,
그 뒤로 보통 사람을 보면 목이 너무 가늘고 길다고 느껴졌다.
그것은 '인기지리무신(闉跂支離無脤)'이 높은 德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영공(靈公)의 눈에는 꼽추의 목이 아름답고 정상적으로 보였고,
보통 사람의 목이 기형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 '옹앙대영(甕㼜大癭)'은 이름 그대로 '항아리 모양의 볼록한 혹(甕㼜)'과
'큰 혹(大癭)'을 가진 사람이다. 즉, 그는 혹부리 인간이다.
그의 목은 그 크고 둥근 혹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옹앙대영(甕㼜大癭)'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옹앙대영(甕㼜大癭)'은 道에 대해서 말했다.
환공(桓公)이 듣고 감탄하고 기뻐하며,
그 뒤로 보통 사람을 보면 목이 너무 가늘고 길다고 느껴졌다.
환공(桓公)의 눈에는.. 높은 德을 지닌 혹부리의 목이 아름답고 정상적으로 보였고,
보통 사람의 목이 기형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 이처럼 德이 높으면 그의 외모, 겉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잊어버리게 된다.
사람이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은 외모, 겉모습이 아니라,
그 속에 감추어진 '참된 德'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속에 감춰진 德을 보는 대신에..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 얼굴 생김새, 팔 다리의 모양, 옷차림,
사회적 신분이나 학력, 재물 같은 것을 본다.
그것을 더 기억한다.
그래서 정말로 잊어버려야 할 것은 잊어버리지 않고 (보지 않아야 할 것은 보고),
정말로 잊지말아야 할 것은 잊어버리니, (보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니),
장자(莊子)는 이것을 비꼬아서
'제대로 잊었다, 정말로 잊었다, 기똥차게 잊었다(誠忘)'고 말한다.
※ 聖人은 어디에도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대자유인(大自由人)'이니,
어찌 인위(人爲)적으로 꾸미는 겉모습에 얽매여 살겠는가!
그러므로 聖人은 억지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지 않으니(不謀),
지식(知, 꾀)을 '깨달음(無知의 知)의 곁가지, 군더더기'로 여긴다.(知爲孼)
聖人은 깎고 다듬지 않으며,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으니(不斲),
인의도덕(仁義道德)이나 예의범절(約)을
사람의 자연스러운 마음(天心)을 구속하는 아교풀로 여긴다.(爲膠)
聖人은 '무사(無私)', '무명(無名)', '무공(無功)'하니,
새삼스레 무엇을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고, 빼앗길 것도 없다.(無喪)
그러므로 겉으로 드러내어 인정받고자 하는 '세속의 德'을
억지로 갖다 붙이는것, '접붙이기'로 여긴다.(爲接)
聖人은 어리석어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지않으니(不貨)
잔재주와 기교(工, 巧)를 장삿속으로 여긴다.(爲商)
※이 네 가지, '불모(不謀)', '불착(不斲)', '무상(無喪)', '불화(不貨)'는
聖人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며, 태도다.
이것을 '천죽(天鬻)', 즉 '하늘(天, 自然)의 죽'이라고 하니,
'하늘이 죽을 먹여서 살린다'는 뜻이다.
이미 하늘(天, 自然)이 먹이고 살리는데(天食) ,
무엇을 근심하고 더 욕망하면서
인위적인 지식, 기술, 기교, 세속의 德과 재물과 명성을 추구하겠는가?
※ 聖人은 사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사람의 몸(形)을 가졌지만,
그에게는 사람의 욕망과 감정(情)이 없다.
그는 깨달음을 통해 하늘(天, 道, 自然)과 하나됨으로써(獨成其天)
욕망과 감정의 실체를 꿰뚫어 보고,
무아일체(無我一體), 우아일체(宇我一體)가 된 사람이다.
그는 사람의 몸을 지닌 까닭에
인간 세상(人間世)에서 사람들과 섞여 어울려 살아가지만..
이미 그에게 사람의 욕망과 감정(情)이 없기 때문에
시비분별(是非分別)에 빠지지 않는다.
그는 하늘(天)과 하나(一)된 자리,
道와 하나(一)된 자리, 근원의 자리에 있다.
그러므로 장자(莊子)는 이렇게 노래한다..
" 聖人이 참으로 작아 보이는 것은(眇乎小哉)
그가 사람의 몸을 갖고 사람들 가운데 있기 때문이요,(小以屬於人也)
聖人의 깨달음이 참으로 크고도 큰 것은(謷乎大哉)
그가 홀로 하늘과 하나되었기 때문이라네!(獨成其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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