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그릇 속에는
신혜경
밥 한 그릇 담는 일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엄숙한 기도의 한 순간이다
김 오르는 밥 한 주먹씩 옮길 때마다
어머니의 어머니가 대를 이어 속으로 외던
주술같은 수많은 말들......
밥그릇엔 밥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부터
밥그릇 채울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사려 담는다
내일이면 떠날 너에게
갓 지은 밥 내미는 손 가늘게 떨리는 것은
밥 한 그릇의 무게 때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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