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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윤고은- 밤의 아주 긴 테이블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3. 22.








밤의 아주 긴 테이블


 

윤고은


 


내 집은 여기 안달루시아

그 중에서도 세비야 미스테솔 거리 74번지

어떻게 여기로 왔는지

이야기하려면 좀 길지

오랫동안 너를 보지 못했지

수많은 밤이 흘러갔지

그러나 밤은 테이블일 뿐

긴 밤은 조금 더 긴 테이블일 뿐

너와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긴 밤을 사이에 두고

조금 떨어져 있을 뿐

결국은 하나의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네

그 사실을 기억하는 건 오로지 잠들 때뿐

나에겐 잠이 필요해

너에게도 잠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