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아주 긴 테이블
윤고은
내 집은 여기 안달루시아
그 중에서도 세비야 미스테솔 거리 74번지
어떻게 여기로 왔는지
이야기하려면 좀 길지
오랫동안 너를 보지 못했지
수많은 밤이 흘러갔지
그러나 밤은 테이블일 뿐
긴 밤은 조금 더 긴 테이블일 뿐
너와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긴 밤을 사이에 두고
조금 떨어져 있을 뿐
결국은 하나의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네
그 사실을 기억하는 건 오로지 잠들 때뿐
나에겐 잠이 필요해
너에게도 잠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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