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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공개)/詩,노래하는 웅녀

정현종- 어떤 적막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7. 7. 14.







어떤 적막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 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지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 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일가(一家)를 이룬다---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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