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림자
-영암에서
신경림
이른 새벽 여관을 나오면서 보니
밤새 거리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잠시 꽃향기에 취해
길바닥에 주저 앉았는데
콩나물 사 들고 가던 중년 아낙
어디 아프냐고 근심스레 들여다 본다.
해장국 집으로 아낙네 따라 들어가
창 너머로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본다.
창틀 아래 웅크린 아낙의 어깨를 본다.
하늘과 세상을 떠받친 게
산 뿐이 아닌 것을 본다.
산그림자
-영암에서
신경림
이른 새벽 여관을 나오면서 보니
밤새 거리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잠시 꽃향기에 취해
길바닥에 주저 앉았는데
콩나물 사 들고 가던 중년 아낙
어디 아프냐고 근심스레 들여다 본다.
해장국 집으로 아낙네 따라 들어가
창 너머로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본다.
창틀 아래 웅크린 아낙의 어깨를 본다.
하늘과 세상을 떠받친 게
산 뿐이 아닌 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