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노자이야기- 57장.정의(正)로써 나라를 다스리고,(以正治國)
(출처 및 참고 문헌- 1. 대산 김석진, 수산 신성수, 『주역으로 보는 도덕경』, 대학서림
2. 이아무개 대담, 정리,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삼인
3. 김학주 옮김, 『노자』, 연암서가)
以正治國 以奇用兵 以無事取天下 吾何以知其然哉 以此 天下多忌諱 而民彌貧 民多利器 國家滋昏 人多伎巧 奇物滋起
法令滋彰 盜賊多有 故 聖人 云 我無爲而民自化 我好靜而民自正 我無事而民自富 我無欲而民自樸
이정치국 이기용병 이무사취천하 오하이지기연재 이차 천하다기휘 이민미빈 민다리기 국가자혼 인다기교 기물자기
법령자창 도적다유 고 성인 운 아무위이민자화 아호정이민자정 아무사이민자부 아무욕이민자박
정의(正)로써 나라를 다스리고,(以正治國)
특수한 계략(奇計)으로써 군대를 부린다고 하지만,(以奇用兵)
(나는) ‘무사(無事)’로써 천하를 얻는다.(以無事取天下)
내가 어찌 그것을 알겠는가.(吾何以知其然哉)
이로써 안다.(以此)
천하에 꺼리는 것(忌諱)이 많아지면(天下多忌諱)
백성은 더욱 가난해진다.(而民彌貧)
백성에게 문명의 이기(利器)가 많아지면(民多利器)
나라가 더욱 어지러워진다.(國家滋昏)
사람에게 기교(伎巧)가 많아지면(人多伎巧)
기이한 물건이 더욱 생겨난다.(奇物滋起)
법령이 밝아질수록 (法令滋彰)
도적이 많아진다.(盜賊多有)
그러므로 성인이 말하였다.(故 聖人 云)
“내가 함이 없으니(無爲), 백성이 스스로 교화되고,(我無爲而民自化)
내가 고요함을 좋아하니(好靜), 백성이 스스로 바르고,(我好靜而民自正)
내가 일삼음이 없으니(無事), 백성이 스스로 부유하고,(我無事而民自富)
내가 욕심이 없으니(無欲), 백성이 스스로 순박하다.(我無欲而民自樸)”
※Tip!-‘이정치국 이기용병 이무사취천하 以正治國 以奇用兵 以無事取天下’
“(사람들은) 정의(正)로써 나라를 다스리고,(以正治國)
특수한 계책(奇計)으로써 군대를 부린다고 하지만,(以奇用兵)..
(나는) 일삼음이 없음(無事)으로 천하를 얻는다.(以無事取天下)
세상의 권력자, 천하를 다스리려는 사람들은
정의(正義)로써, 올바름(正)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말한다.(以正治國)
또한 나라를 지키고,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해서
고도의 무기를 개발하고, 특수한 군사전략을 펼쳐서
강력한 국방력을 이루겠다고 말한다.(以奇用兵)
(그러나) 정작 이렇게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들이
바른 정치를 하겠다며 온갖 다스림(政治)의 방법을 다 동원하지만,
세상은 더욱 혼탁해지기만 한다.
그건, 왜 그럴까?
그것은 정치(政治)가‘자연의 道(無爲自然)’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노자(老子)의 정치철학인‘무위이치(無爲而治)’를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무사(無事)'로써 천하를 다스린다.(以無事取天下)
여기서 ‘무사(無事)’는 ‘무위(無爲)’와 같은 뜻이니,
다스리지 않는 다스림이다.
바로 무위(無爲)로써 다스리는 것이다.(無爲而治)
※Tip!-‘천하다기휘 이민미빈 天下多忌諱 而民彌貧’과
‘법령자창 도적다유 法令滋彰 盜賊多有’
“천하에 꺼리고 금지하는 것(忌諱)이 많으면(天下多忌諱)
백성은 더욱 가난해진다.(而民彌貧)”
“(또한) 법령이 밝아질수록 (法令滋彰)
도적이 많아진다.(盜賊多有)”
여기서‘기휘(忌諱)’는 싫어하고 꺼리는 것이니,
규제나 금지, 금령(禁令)을 말한다.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바른 정치를 한다는 명분으로.. (以正治國)
해서는 안 되는 규제나 금지, 금기(禁忌)사항 등을
조목조목 나열하여 법률과 시행령으로 제정한다.
이것은 세상 사람들을 올가미에 가두려고 하는 것과 같다.(天下多忌諱)
또한, 법령이 밝아진다는 것은.. (法令滋彰)
법이 더 자세하고 까다로워진다는 뜻이다.
이렇게 법망이 더 촘촘해지고 엄격해지면
법망에 걸려들어 알게 모르게 법을 어기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이것은 오히려 법제도가 범죄자를 양산해내는 꼴이다.
그래서 ‘도적이 많아진다’고 하는 것이다.(盜賊多有)
다양한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법률과 금기(禁忌) 사항, 규제가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너무 까다롭고 복잡하고 엄격하다면..(天下多忌諱)
백성이 다 알 수가 없고, 백성이 이해할 수가 없는 법이란
오히려 백성의 삶을 옮아매어 더욱 고달프게 만든다.
백성이 규제와 금지를 지키느라 삶에 제약을 받고
온전히 생업에 종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성은 더욱 가난해진다.'(而民彌貧)
노자(老子)가 볼 때에,
바른 정치를 한다며 떠들썩하게‘일을 만들어서,
일을 삼아서 하는 정치(有爲而治, 作爲)’는
백성을 위한 참된 정치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자의 허영을 뽐내고 힘을 과시하기 위한‘보여주기식 정치’이며,
백성의 눈과 귀를 가리고 홀리며, 백성을 지배하기 위한‘꼼수정치’라는 것이다.
“백성에게 문명의 이기(利器)가 많아지면(民多利器)
나라는 더욱 어지러워진다.(國家滋昏)
사람에게 기교(伎巧)가 많아지면(人多伎巧)
기이한 물건이 더욱 생겨난다.(奇物滋起)”
과학 기술의 발전(伎巧)과 문명의 이기(利器)는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 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꼭 필요하지만..(民多利器)(人多伎巧)
인간의 정신이‘자연의 道’에서 멀어지게 되면..
어느 새 이러한 문명의 이기(利器)는
인간의 이기심과 편리함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맹목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처음에 사람이 기계를 만들고 과학기술을 발전시켰을 때에는
기계와 과학기술이 사람을 위해서 일했지만,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해 가고 ,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질수록(民多利器)
사람이 기계와 과학기술의 발달에 오히려 예속되어 간다.
즉,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伎巧)과 문명의 이기(利器)는 마치‘병 주고 약 주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의학과 의료시스템의 발전은 많은 소중한 생명을 구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의약품과 의료시스템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 때문에
의료비의 과다한 지출과 약물 남용 등 같은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한다.(國家滋昏)
또한 사람이 스스로 자기 몸의 자연치유력을 키우는데 소홀해지고
무지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래서‘나라는 더욱 어지러워진다.'(國家滋昏)
이렇게 세상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인류 문명을 최고로 발전시키겠다는 열망과 노력들이
주객이 전도되었을 때에는, 작위(作爲)와 억지를 낳고,
그 작위(作爲)가 결국 부작용을 가져오게 된다.
실제로 지구 환경을 치명적으로 파괴하는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원시인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고도로 발달시킨 똑똑한 문명인들이다.
혹자는 이것을 노자(老子)의 ‘반문명(反文明)선언’이라고 말하지만,
노자(老子)가‘인류 문명의 발달 자체’를 부정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노자(老子)는.. '어떤 정치'를 펴야만..
사람이 저마다‘타고난 본성(本性)’대로..
가장‘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를... 말하고자 했다고 본다.
즉, '어떤 정치'를 펴야만..
백성이‘자연의 道’와 분리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고..
모든 백성이‘인간성이 회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를...
말하고자 한 것이다.
※Tip!-‘아무위이민자화 我無爲而民自化’
노자(老子)가 말하는‘무위(無爲)의 정치(無爲而治)’는..
바로‘자재율(自在律, 율려律呂)’에 따르는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자재율(自在律)’이란 모든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는 신성의 빛(神性)이며,
'율려(律呂)'이며, 바로 자연의 道다.
그러므로, 다스리는 자가 무위(無爲)로써 일하면,
백성은 저절로 교화가 되니..,(我無爲而民自化)
‘자재율(自在律)’은 다스리는 사람의 내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백성의 내면에 똑같이‘자재율(自在律, 율려律呂)’이 존재하기 있기 때문에...
따라서 백성이 자기 내면의‘자재율(自在律, 율려律呂)’에 따라서
스스로의 삶을 자유롭게 추구해가며,
'자연의 道'에 따라 스스로 교화되어 간다는 것이다.(民自化)
마찬가지로,
다스리는 사람이 나대지 않고 고요히 그 자리를 지키면,
즉, 자연의 道를 지키면,(我好靜)
백성은 자기 내면의‘자재율(自在律, 율려律呂)’에 따라서
스스로 천명을 알아 바르게 된다.(民自正)
또한, 다스리는 사람이 의도적인 목표를 내세워서
궁궐의 짓는다, 전쟁을 한다, 하면서
무거운 세금을 걷고 부역을 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면,(我無事)
백성은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노력하게 되고
그 살림이 넉넉해진다는 것이다.(民自富)
다스리는 사람이 허영과 사치를 부리지 않고
욕심없이 산다면,(我無欲)
백성은 자기 내면의‘자재율(自在律, 율려律呂)’에 따라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소박하고 순박하게 산다는 것이다.(民自樸)
사실은 대단히 인본(人本)주의적이고,
민주(民主)적인 사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무위자연(無爲自然)의 道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聖人 이 말하였다.(故 聖人 云)
“내가 함이 없으니(無爲), 백성이 스스로 교화되고,(我無爲而民自化)
내가 고요함을 좋아하니(好靜), 백성이 스스로 바르고,(我好靜而民自正)
내가 일삼음이 없으니(無事), 백성이 스스로 부유하고,(我無事而民自富)
내가 욕심이 없으니(無欲), 백성이 스스로 순박하다.(我無欲而民自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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