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열정적인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의 자서전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봄날, 그는 정원에서 우연히 나비의 누에고치 하나를 발견했다.
다가가서 보니, 고치의 한 쪽에 작은 구멍이 뚫리면서 나비가 막 빠져나오려 하는 순간이었다.
나비는 아주 천천히 그 작은 입으로 고치집을 헤집고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러기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나비가 빨리 나오도록 누에고치에 대고 입김을 불어 주었다.
온기를 받아 나비의 작업이 한결 쉬워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나비는 갑자기 따뜻해진 기운을 받아 얼른 고치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나비는 나오자마자 그의 손바닥 위에서 죽고 말았다.
나비가 고치집에서 빠져나오는 그 짧은 순간을 기다리지 못한 카잔차키스의 성급함이 나비를 죽게 만든 것이다.
시간은 필요하다.
때론 그것이 어둠 같고 길 없는 길 같아도, 우리 삶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급함은 나비를 죽게 만든다.
나비가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나비의 삶을 사는 것이 애벌레의 길인 것이다.
(출처 미상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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