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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詩,노래하는 웅녀

김종길- 설날 아침에

by 하늘꽃별나무바람 2018. 2. 12.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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