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풀
권영상
밥상을 들고 나간 자리에
밥풀 하나가 오도마니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바깥을 나가려든 참에 다시 되돌아보아도
밥풀은 흰 성자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
바쁜 발걸음 아래에서도 발길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밟히면 그 순간 으깨어지고 마는 두려움,
그런 두려움도 없이
이 아침, 분주한 방바닥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나이 어린 성자의 얼굴로
'바람의 방(공개) > 詩,노래하는 웅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광규- 도다리를 먹으며 (0) | 2017.09.04 |
---|---|
정호승- 그리운 부석사 (0) | 2017.09.03 |
이상- 오감도(烏瞰圖) 시 제1호 (0) | 2017.08.27 |
월트 휘트먼- 나 자신의 노래1 (0) | 2017.08.21 |
아사하라 사이치- 사이치에게 남은 것 (0) | 2017.08.18 |